THE FACT

검색
경제
"라면 2000원" 발언 업계 들썩…물가잡기 움직임에 '초긴장'
작년 말 계엄 이후 식품물가 급등…대통령 점검 지시
식품업계 "원재료 상승, 환율 등도 고려해야…충분한 논의 필요"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소비자가 라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소비자가 라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라면 가격을 직접 언급하며 물가 대책을 주문하자 식품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라면을 예시로 들었지만 사실상 지난해 말 계엄사태 이후 급등한 식품 물가 전반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열린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최근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라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인가"라며 급격히 오르고 있는 식품물가 문제를 지적했다.

가공식품을 비롯한 먹거리 물가는 최근 6개월 사이에 빠르게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표적인 가공식품 73개 중 52개의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계엄 사태 직전인 지난해 11월 대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 가격 상승률은 4.5%로 전체 가공식품 물가상승률인 2.7%를 웃돌았다. 이 외에도 커피(8.2%), 빵(6.3%), 초콜릿(10.4%) 등 물가가 크게 뛰었다.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라면의 경우 올해 들어서도 가격이 100∼200원씩 올랐다.

농심 신라면은 지난 3월부터 소매가 기준 95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됐다.

오뚜기는 지난 4월부터 라면류 16종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다. 이에 진라면은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716원에서 790원, 오동통면은 800원에서 836원, 짜슐랭은 976원에서 1056원에 판매되고 있다.

팔도도 지난 4월부터 팔도비빔면 가격을 소매점 기준으로 1100원에서 1150원으로 4.5%, 왕뚜껑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7.1% 올렸다.

다만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봉지라면 가격은 여전히 1000원대가 많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2000원대 라면들은 대부분 프리미엄 제품군에 속한다. 대표적으로 봉지라면 중 2000원이 넘는 제품은 하림 '더미식 오징어라면(2200원)', 푸디버디 '하양라면(2000원)' 등이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라면들은 여전히 1000원대가 대부분"이라며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전반적으로 오른 먹거리 물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조사한 '2025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9%로, 올 초부터 줄곧 2%대를 유지하던 상승폭이 1%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축산물(6.2%)과 수산물(6.0%)이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가공식품(4.1%), 외식물가(3.2%) 상승률도 높게 나타났다.

최근에는 계란값까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영향으로 산지가격이 오르고 출하 물량이 줄어들면서 계란 특란 한 판 평균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천정부지로 치솟은 먹거리 물가 잡기가 새 정부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자 식품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원재료 상승, 환율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업계와의 소통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와 업계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