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승 분 모두 반납해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스피가 3월 마지막 날 올해 상승분을 대거 반납하면서 폭삭 주저앉았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외인의 수급을 이탈하게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1년 6개월 만에 재개된 공매도 거래도 변동성을 높였다. 증시 급락에 원·달러 환율은 1472.9원으로 마감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외 요인에 따른 금융 불안이 4월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0% 내린 2481.12에 장을 마감했다. 개장 직후 1.74% 내린 2513.44에 출발했다가 10분 만에 2500선을 내준 뒤 낙폭을 키운 결과다. 장중 최저가는 2479.46으로 연저점을 경신했다.
외인의 수급 이탈이 약세장을 부추겼다. 개인과 기관은 저가 매수에 집중했으나 홀로 1조5754억원을 순매도한 외인의 대량 매도세를 막지 못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27일(1조7141억원) 이후 하루 최대 순매도액이다. 외인은 이날 코스닥에서도 2150억원 순매도하면서 국내 증시를 떠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2일(현지시간)부터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점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는 국내증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약세장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역대 최장기간 중단됐다가 재개된 공매도가 증시 변동성을 확대하면서 투심 악화에 찬물을 끼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외인 자금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면 외인의 수급이 유입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글로벌 증시를 둘러싼 관세 변수에 외인의 폭발적인 매도가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관세와 미국 경기로 당장 발표될 상계관세율부터 확인해야 하는데 한 자릿수 대의 관세율을 기대했던 시장 예상보다는 한참 더 강력하게 시작될 가능성이 보도되고 있다"며 "추후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해도 경제에 대한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며 협상과 보복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는 하단이 열려 있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약세 압력을 높일 요인이 많아서 충격을 소화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된 만큼 저가 매수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이날 증시 약세는 악재로 불릴 만한 변수들이 겹친 과매도성이 짙었다는 해석에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급격한 상황 반전은 꾀하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미국이나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지금 하락은 과매도 성격이 다분하다"며 "현재 지수 레벨에서는 매도 보다는 보유로 가져가는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닥도 전날보다 3.01% 내린 672.85에 장을 마감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 670선까지 떨어진 것은 올해 첫 사례다. 코스닥은 지난해 12월 30일 678.19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700선을 유지해 왔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성장 우려에 따른 위함 회피로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정규장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6.4원 오른 1472.9원을 기록했다. 정규장 종가 기준 2009년 3월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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