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현실화…'선제 투자' 정면돌파

[더팩트ㅣ정리=문화영 기자] 어느덧 3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완연한 봄이 온 것 같지만 아침저녁으로 큰 일교차를 보이고 있는데요. 날씨처럼 자동차업계, 재계, 유통 등에서는 웃고 우는 일이 잇달아 발생했습니다.
먼저 자동차업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준공식을 개최하며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특히 해당 발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는 백악관에서 진행돼 세간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정 회장이 최근 불안한 정국 속에서도 대미 투자 등 정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부고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주총회를 직접 주재하고 삼성의 재도약을 약속한 바 있어 해당 소식은 재계에 큰 충격을 줬는데요. 갑작스럽게 리더를 잃은 삼성이 향후 어떤 경영을 할지 이목이 쏠립니다.
최근 홈플러스 기업회생으로 시끄러운 유통계에서는 또 다른 대금 지급 지연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바로 명품 플랫폼 '발란'인데요. 발란은 지난 24일 정산 지연을 공지했습니다. 이 가운데 기업회생 신청 준비 의혹도 일고 있어 명품 플랫폼 업계가 예의 주시 중입니다.

◆ 정의선 "트럼프 관세, 기업이 못 바꿔…정부 주도적으로 해야"
-자동차업계 소식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이후 큰 영향을 받은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업계에 큰 이벤트가 있었죠?
-그렇습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자동차 생산에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에 61억달러, 미래산업에 63억달러를 투입한다고 했습니다.
-정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함께 있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정 회장이 백악관을 찾은 배경은 뭐죠?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한 정 회장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을 현장으로 초대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현대제철 전기로 공장을 건설한다는 소식을 듣자, 백악관에서 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해 백악관 방문이 성사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관세 정책이 미국의 경제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부각할 기회이기도 했겠네요.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동맹도 예외 없는 관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글로벌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그룹이 직접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으니, 정책 홍보에도 도움이 된 셈이죠.
-투자 계획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니 자동차 강판부터 미래 모빌리티 사업까지 미국에서 추진한다고요?
-지난해 10월부터 아이오닉 5를 생산하기 시작한 HMGMA 준공식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서 열렸는데요. 미국에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주 공장에 이어 HMGMA 등 총 3개 생산 거점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HMGMA를 통해 120만 생산 체계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또 국내 3대 철강 회사이자 현대차와 기아에 강판 등을 공급하는 현대제철이 미국 최초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만듭니다. 고로와 비교할 때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철강 관세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합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 따른 국내 정치 리더십 공백 속 정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았는데요. 다만 관세를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네요.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모든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정 회장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차그룹은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라고 했으나, 미국 내 생산 차량만을 지칭한 표현이라는 해석입니다.
-당장 국내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는 관세가 부과될 전망입니다. 정 회장은 HMGMA 준공식 현장에서 관세는 한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크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와 국가 문제인 만큼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기다리는 국민이 많은 것 같은데요. 국내 정치 공백으로 인한 트럼프 2기 대응 미진이 아쉬운 대목이네요.
-맞습니다. 정 회장도 국내 대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 중 선제적 대미 투자라는 카드를 꺼내기는 했으나, 생산량을 늘리고 제철소를 세우는 데 상당 기간이 걸리는 점 등을 고려하면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한국 정부가 나서기를 바라는 산업계 안팎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사실상 무력화한 점을 고려해도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반도체, 배터리 등 산업계 전반에서 한국 정치 공백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필연적인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는 현대차그룹 대규모 투자이지만, 다소 우려 섞인 시선도 있죠?
-관세전쟁 돌파구로 꺼낸 카드이기는 하지만 국내 신규 투자와 일자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HMGMA를 만들면서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 공간도 마련해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그만큼 국내 생산 기반이 받을 영향도 상당합니다. 이런 상황도 정부와 기업 등이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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