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리=이라진 기자] 두꺼운 겨울 코트를 입고 지나가던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있는 3월 말입니다. 하지만 초봄이라 오락가락하는 날씨만큼 경제 분야에서도 입장을 번복하는 일이 생기고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주식 시장이 먹통이 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4월이면 따뜻해질 날씨와 함께 경제 분야에도 봄바람이 불어오길 바랍니다.
이번 주도 경제계는 다사다난했습니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관련 갈팡질팡 입장을 번복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시는 지난달 시민 재산권 보호를 명목으로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일대를 허가구역에서 해제했는데요. 그러나 강남권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과열 현상이 나타나자, 35일 만에 재지정하며, 꼬리를 내렸습니다. 때문에 부동산 정책이 장난이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산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에피소드도 발생했습니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이 경쟁사인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독설을 날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곽 회장의 발언 이후 업계에서는 설왕설래 뒷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거래소의 전산 장애로 코스피 시장의 주식 매매 거래가 장중 7분간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보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 토허제 대상 빠진 성동·마포·강동구 등 ‘풍선효과’ 예상
-토지거래허가구역 관련 오락가락 정책으로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고요.
-서울시는 지난달 잠·삼·대·청 일대를 허가구역에서 해제한 뒤, 35일 만에 다시 재지정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용산구까지 확대 지정했죠. 지정 기간은 이달 24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로 정했는데, 기간이 더 연장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재지정 이유는 강남3구(강남·서초·용산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매주 치솟고 있기 때문인데요. 결국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거죠.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해당 지역 아파트는 7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어요. 구체적으로 강남·서초·송파구는 전주 대비 각각 0.83%·0.69%·0.79% 뛰었어요. 특히 불씨는 마포·용산·성동구로 번졌죠. 이 지역도 적게는 0.29%에서 많게는 0.37% 올랐어요. 서울 외곽 지역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상승률이에요.
손바닥 뒤집기 정책으로 시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입니다. 매도를 서두르려는 집주인들의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24일 되기 전, 호가를 낮춰서라도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나타난 겁니다. 집주인들은 시가 정책을 번복할 줄 몰랐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떤 입장을 내놨나요.
-오 시장은 지난 19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여파가 강남권 집값 상승을 부추긴 원인이라고 인정하며,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서울 지역 주택가격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재지정 이유를 밝혔어요.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오 시장을 향해 ‘서울 부동산이 놀이터냐’,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쉽게 뒤집을 수 있냐’, ‘정책 입안 과정이 부실해 벌어진 참사’, ‘정책을 일관성 있게 밀고 가야지 이게 무슨 짓이냐’ 등 비판하는 댓글들이 쏟아졌죠.

-‘풍선효과’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요.
-맞아요. 강남3구·용산구가 묶이면서 다른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이미 서울 한강변과 동작·마포·성동구 집값은 꿈틀대는 모양새에요. 매매호가가 3000만원~5000만원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죠.
전문가들도 풍선효과 우려를 표하고 있어요.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투자 수요가 인접한 비규제 지역인 강동·마포·성동구 등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고, 이들 지역 역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기 전, 유입되려는 수요가 단기간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향후 있을지 모르는 추가 규제 전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있어 풍선효과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가격 상승도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어요.
한편 오 시장은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요.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비판을 받고 있다고요.
-과열 현상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어요. 박 장관은 잠·실·대·청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적극 반대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냈는데요. 이유는 지자체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차원이라고 했어요. 때문에 일부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국토교통부가 강남권 집값 상승세를 관망했다고 보고 있어요.
-이번 조치로 강남권 집값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나요.
-잠시 잠잠해졌다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어요. 양 수석은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과 거래 감소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자재비 상승에 따른 공급 축소 등으로 다시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어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재지정 여파로 서울 부동산이 혼란에 빠진 것은 확실해 보이네요. 현재로서는 오 시장이 또 다른 지역을 추가 지정할지 알 수 없지만, 이슈가 큰 사안인 만큼, 새로운 소식이 나오는 대로 빠르게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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