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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상>] 티메프 악몽 재현?…홈플러스, 경영진 해명에도 의구심 증폭
회생 신청 후폭풍…협력사·투자자 불안 가중
김광일, 김병주 사재 출연 의견엔 "답변 곤란"


홈플러스의 기습적인 회생절차 신청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서예원 기자
홈플러스의 기습적인 회생절차 신청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정리=조소현 기자] 올해 3월도 어느덧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주 들어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제계는 여전히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유통, 정보통신(IT), 금융권에서 잇따른 이슈들이 터지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우선 유통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신청이 여전히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한 후 협력사와 임대 점주들의 불안이 커지자, 경영진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해명에 나섰습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부도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자구 노력 없이 회생을 택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IT 업계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CA협의체 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운영 변화가 주목됩니다. 정신아 대표가 단독으로 협의체를 이끌게 됐지만, 김 창업자가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을 유지해 창업자 영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남아 있습니다. 카카오는 경영상 큰 변화 없이 AI 사업에 집중하며, 포털 '다음' 사내독립기업(CIC) 분사 등 비핵심 사업 정리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보험 업계에서는 MG손해보험 매각이 또다시 무산되며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면서, MG손해보험은 다시 매각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5차례 유찰된 데다 재정건전성 악화로 인수자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매각 실패 시 청산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120만 계약자 중 5000만원 초과 계약자들이 피해를 볼 우려가 높습니다. 금융당국은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왼쪽)과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오른쪽)가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회생 신청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왼쪽)과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오른쪽)가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회생 신청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커지는 불안에 해명 나섰지만…위기의 홈플러스 어디로

-먼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 이야기입니다. 지난 4일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습적으로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후 시장의 불안이 날로 커지고 있는데요. 협력사와 임대 점주들은 대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홈플러스 단기채권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도 손실을 보게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홈플러스 경영진들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구요?

-그렇습니다.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싸고 다양한 주장과 추측이 연이어 터져 나오자 경영진들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인데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열흘 만인 지난 14일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간담회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나요?

-홈플러스는 먼저 대금 미정산 우려에 시달리고 있는 협력사, 입점주, 채권자 등을 안심시키기 위해 상거래 채권 지급 현황과 계획 등을 밝혔습니다.

-일단 지난 13일까지 상환한 상거래 채권은 3400억원, 남은 현금 잔액은 약 16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대기업과 브랜드 점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업자 채권은 곧 지급이 끝난다는 것이 홈플러스 측 설명입니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는 "대기업 협력사의 양해가 꼭 필요하다"며 "조금만 양보해 주면 분할 상환 일정에 따라 반드시 모든 채권을 상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회생절차 개시 후에도 영업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 또한 강조했습니다. 회생절차가 개시된 지난 4일 이후 한 주간 매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동기 대비 13.4%나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대금 지급 문제 외에 시장에 번지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나요?

-그렇습니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가 지난달 25일 신용등급 강등 공시가 나기 이전부터 회생 신청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은 "사전에 준비한 것이 없다"며 "신용등급 하락 확정 후에 긴급히 검토하고 연휴 기간에 의사결정을 해서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회생 의지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답했습니다.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가 부도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회사가 부도가 나면 급전직하로 무너지기 때문에 이를 막고 회사를 정상화하는 길은 회생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자구 노력 없이 기업회생을 신청한 MBK파트너스에 대한 비판도 큰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죠?

-홈플러스 공동대표이자 MBK파트너스 부회장이기도 한 김 부회장은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 강조하면서도 예민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김 부회장은 "회생절차에서는 채권자가 우선"이라고 강조하면서 "여기서 MBK가 이익을 본다는 것은 맞지 않는 말"이라고 답했는데요. 이어 "회생절차는 주주가 가장 큰 희생을 당하는 절차"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김병주 MBK 회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재를 출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경영진의 해명에도 당분간 홈플러스 사태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네, 실제로 이번 사태의 여파는 유통 업계뿐 아니라 금융 업계로도 번지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지난해 터진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오버랩되기 시작했는데요. 사회적인 우려가 커지자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8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긴급 현안 질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광일,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가 직접 출석할 예정입니다.

-홈플러스와 연관된 입점사, 협력사 등이 수천 곳에 이르는 만큼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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