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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상>]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참패'…'HBM'이 성적 갈랐다
삼성 반도체, 지난해 4분기 영업익 2.9조…연간 15.1조에 그쳐
SK하이닉스, 영업익 8조828억원…엔비디아에 HBM 공급 수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더팩트 DB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더팩트 DB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박용환·박병립·박은평·장병문·허주열·황원영·문은혜·이성락·김태환·황준익·이한림·이중삼·공미나·장혜승·최의종·이선영·우지수·이라진·조소현·문화영·김해인·황지향·정다운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김태환 기자] 민족의 대명절 설날이 지나갔습니다. 임시공휴일을 포함해 긴 연휴가 있었는데요. 쏟아진 눈과 강추위 속에서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독자 여러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긴 연휴에도 경제계에는 다양한 일들이 있었는데요.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경쟁사 SK하이닉스에게도 크게 뒤쳐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공지능(AI) 선도업체인 미국 엔비디아에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하지 못한 것이 실적을 크게 갈랐습니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HBM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과 연구 개발비 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입니다.

김해국제공항에서는 에어부산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어 국민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인한 자회사 저비용항공사(LCC)의 합병,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인수 등 LCC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저성능 AI 반도체로도 고성능 AI에 버금가는 성능을 내는 챗봇 '딥시크'의 등장으로 전 세계 증시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코스피도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요. AI 주도주들이 단기적으로 가격이 하락했지만, 향후 AI 추론용 인프라 수요가 확대돼 장기적으로 관련주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 삼성 반도체, 지난해 4분기 영업익 2.9조…"SK하이닉스 대비 5분의 1 수준"

-먼저 삼성전자의 지난해 성적표를 살펴보겠습니다.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다고 하던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나요?

-시장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2023년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음에도 웃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6조4927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9000억원에 그쳤습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29.3%나 감소했죠.

-앞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8조82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한 것을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겠군요.

-연간 실적으로 따졌을 때 두 회사 실적의 몸집 차가 두드러집니다. DS부문 지난해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에 머물렀는데요. 반면 SK하이닉스는 약 23조5000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올렸죠.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은 메모리 초호황기였던 2018년(20조8437억원)의 성과를 넘어선 수준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보다 낮은 건 두 회사가 나란히 적자를 기록한 2023년을 제외하고 처음이라고 하네요.

-이처럼 실적 희비가 엇갈린 이유가 있을까요?

-이미 많이 알려진 내용입니다.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내 성과에서 차이가 큰데요. 그간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 왔습니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SK하이닉스는 크게 웃었고, 상대적으로 HBM 실적 기여도가 낮은 삼성전자는 그럴 수 없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 반도체가 부진해 호실적을 달성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HBM 시장 내 성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새롬 기자
HBM 시장 내 성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새롬 기자

-삼성전자도 HBM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울 필요가 있겠군요.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후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올해 HBM 비트 공급량을 지난해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는데요. 차세대 제품도 준비 중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35조원의 연구 개발비를 투입하는 등 HBM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 및 연구 개발비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겠죠.

-맞습니다.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 역시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차기 제품도 적기 개발해 시장에서 지속 우위를 점하겠다는 각오인데요. SK하이닉스는 "빅테크들의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고 AI 추론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인 HBM과 고용량 서버 D램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HBM3E 공급을 늘리고 HBM4도 적기 개발해 고객 요청에 맞춰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끝으로 중국 딥시크 관련 이야기를 해주시죠. HBM 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저비용·고성능의 AI 딥시크로 인해 기존 AI 질서가 무너지는 등 빅테크들이 흔들리면 공급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란 해석인데요. 막대한 투자가 없는 효율적인 AI 모델 구축과 이에 따른 HBM 수요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존 빅테크의 성장세와 AI 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꺾이진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긴 합니다. 삼성전자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관련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요. 회사는 "시장 내 장기적인 기회 요인과 단기적인 위험 요인이 공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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