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중심으로 '종합금융사' 발돋음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며 해외시장 공략을 주도하고 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해외 주요 투자자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종합금융사 설립을 통한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동원 사장은 여승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 SBVA와 셀라돈 파트너스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다보스포럼은 전세계 각국 정계·관계·재계 유력 인사와 언론인, 경제학자 등이 모여 세계 경제 현안과 경제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민간포럼으로 매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한다. 특히 김 사장은 다보스포럼에 무려 7회 참석하며, 해외 주요 투자자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업무협약을 맺은 SBVA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직접 투자하거나 펀드를 조성하고 투자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특히 인공지능(AI)과 ICT 분야의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 투자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셀라돈 파트너스는 환태평양 시장을 주 무대로 삼고 있는 자산운용사다.
한화생명은 SBVA와는 AI 혁신을 통한 새로운 성장 기회 창출을, 셀라돈 파트너스와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특히, 김동원 사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한화 디너'를 주최하고 각 분야의 글로벌 기업인·석학과의 교류를 이어갔다.
김 사장은 최고글로벌책임자(CGO)라는 직함에 맞게 한화생명의 해외진출을 적극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화생명은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인도네시아 사업 확대를 지원하고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인니사업태스포스팀(TFT)을 신설했다.
한화생명은 인니사업TFT 신설을 계기로 생보사, 손보사, 은행으로 이뤄진 삼각편대의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위해 한화생명은 지난 2012년 12월 현지 생보사인 물티코생명 지분 80%를 인수한 뒤 2013년 10월 인도네시아법인을 공식 출범해 영업을 개시했다.
2023년 3월에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과 한화손해보험이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으로부터 현지 손보사인 리포손해보험 지분 62.6%를 인수했고, 지난해 5월에는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한화생명이 노부은행 지분 인수를 최종 완료하면 국내 보험사가 해외 은행업에 진출하는 첫 사례다.
김 사장은 지난해 다보스포럼 참석 당시 존 리아디 리포그룹 대표와 노부은행에 대한 지분 투자를 논의하며 은행업 진출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의 종합금융 전략은 생명보험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명보험의 경우 손보사와 달리 고객 확보가 어려운데, 종합금융을 통해 판매 채널과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손해보험의 경우 상품이 직관적이고 보장이 확실해 해외에서도 판매가 용이하고, 해외에 진출한 한국 사업자들을 통해 공장 설비 화재보험 판매, 자동차 판매와 연계한 차보험 제공 등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진출 채널이 많다"면서 "반면 생명보험은 장기상품인데다 설계사 등 인적 네트워크가 확보돼야 판매가 늘어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이 종합금융사를 통한 판매채널과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 기존 보험 가입자에게 다양한 금융상품(자산운용, 투자상품, 연금 등)을 추가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방카슈랑스(은행 판매 보험)와 같은 판매 채널로 여러 금융상품을 연계 판매할 수 있다"면서 "특히 한화생명이 AI기술 등을 접목해 핀테크와 디지털 금융 기술을 도입하고 있기에 종합 디지털 보험 플랫폼을 구축하고 은행, 증권, 보험을 연계한 현지 맞춤형 상품 등을 제공한다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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