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장기화에 면세점 업장 축소, 폐점 나서
올해 '고환율' 악재까지 겹쳐 사업 불확실성 확대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달라진 소비패턴으로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면세업계에 최근 '고환율'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지난해 적자 행진을 이어간 국내 면세점들은 희망퇴직, 점포 면적 축소 등을 단행하며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걸었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15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어려움은 더 가중됐다. 이에 버틸대로 버틴 면세점들이 올해는 점포 폐점과 같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오는 2026년까지 영업할 수 있는 부산 면세점 특허권을 조기 반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산 센텀시티몰에 위치한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은 이달 24일까지만 영업하고 문을 닫는다. 지난 2012년 오픈한 이후 12년 만의 폐점이다. 신세계디에프는 현재 입점사와 고객들에게 이달 영업 종료 사실을 공지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은 한때 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효자 점포였으나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이에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하반기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부산점 영업일을 주7일에서 주5일로 단축하는 비용 축소에 나섰지만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폐점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롯데면세점도 국내 시내면세점 중 규모가 가장 큰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 면적을 35% 축소했다. 월드타워점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겨냥해 지난 2017년 6월 4599㎡ 규모로 확장 오픈했으나 중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관광객이 급감하자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6월 월드타워점 면적을 대폭 줄이는 결단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축소 또는 폐점과 같은 구조조정이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져 면세수요가 급감한데다 최근 1500원에 가까운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가격 경쟁력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140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는 달러 환율은 안그래도 어려운 면세업계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가 고환율의 기준으로 보는 달러당 1320원을 훌쩍 넘은 것이다. 환율이 오르면 면세 상품과 일반 유통채널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어 면세점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사라지게 된다.
문제는 장기화되고 있는 탄핵정국과 곧 출범할 미국 트럼프 행정부 영향으로 고환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들이 일시적으로 환율보상 등 프로모션에 나설 수는 있지만 마진 축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속하기는 어려운 카드"라며 "안그래도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올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어려움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국내 주요 면세점들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1355억원에 달한다. 롯데면세점이 922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라면세점 258억원, 현대면세점 171억원, 신세계면세점 4억원 등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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