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건설 AI 시장 규모…2032년 226억8000만 달러
건산연, "AI 기술 더 많은 역할 부여될 것"
[더팩트|이중삼 기자] 전 세계 건설 인공지능(AI)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AI 기술개발·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설 분야에서 AI가 지속가능성장의 핵심 키로 떠오르면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건설업에서 AI는 설계·건설·운영 등 모든 과정에서 역할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형 건설사들이 생산성 향상·안정성 제고·지속가능성 확보·탈탄소화 등을 목표로 신기술을 접목한 기술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건설 AI 시장 규모는 오는 2032년까지 226억8000만 달러(한화 33조833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만 24.5%에 달한다. 현재 이 시장은 북미가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 시장 점유율에 38.75%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보고서는 "건설 AI는 작업의 다양한 측면을 개선하기 위해 AI 기술을 개발·구현·활용하는 데 중점을 둔 건설 산업의 한 분야"라며 "산업 내에서 혁신·변혁을 위한 상당한 잠재력을 지난 성장 분야"라고 설명했다.
건설기술정보시스템의 '건설 AI 시장·기술동향' 보고서에서는 건설 분야에서 AI 기술은 건설 자재의 생산부터 설계·기획·시공·시설물의 유지관리까지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AI 기술은 전체 건설업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드론을 활용한 데이터 측정, 현장 작업자에게 측정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등 이미 AI가 건설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AI는 건설현장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작업 효율성을 올리는 등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의 '건설동향브리핑'에서도 AI의 역할이 커지면서 미래 건설 분야에서 더 많은 역할이 부여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AI의 활용은 효율성 극대화를 통한 이익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 국내 건설사 AI 기술 적용…업무 효율화 등 집중
국내 건설기업도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각 기업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AI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업무의 효율화·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복잡한 계약 사항·문서 처리에 AI 기술을 활용해 법률적 리스크를 줄이고 작업자의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인공지능(AI) 기반 계약문서 분석시스템 '바로답 AI'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방대한 입찰안내서(ITB)와 해외 프로젝트 계약문서를 AI를 활용해 정밀하게 분석하고 프로젝트 수행도 지원하는 기능을 갖췄다.
건설업에 최적화된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AI Agent 형태로 구현해 복잡한 계약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다. 또 프로젝트의 기성 조건 정리, 공기연장 클레임 절차 작성, 프로젝트 간 불가항력 조항 비교 등 복잡한 계약 분석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월 플랜트·건설 분야 특화 거대 언어 모델(LLM)을 공개했다. LLM은 대규모 텍스트를 학습해 인간과 유사하게 언어를 처리·생성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AI 연구개발 스타트업 젠티와 협력해 165억 개의 말뭉치 토큰으로 이뤄진 방대한 플랜트 건설 분야 데이터를 학습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했다. 전문 엔지니어링 자료와 정제된 사내 데이터를 학습시켜 환각 현상을 줄이고 답변의 신뢰도를 높였다.
포스코이앤씨도 지난해 8월 건설현장의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빠르게 도출할 수 있도록 '퀄리티 AI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반적인 챗GPT가 현장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건설용어·최신 법규 개정 키워드 검색에 취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취지다. 이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은 건설현장의 문제에 대한 개선·조치방안과 관련법규·표준시방서 등을 즉시 추천받을 수 있다.
◆ 올해도 신기술 접목 기술개발 지속…"정부 지원 필요"
전문가들은 건설업에서 기술혁신을 통한 적극적인 디지털화가 시도되고 있다며 올해도 이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성공적인 기술 도입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산연 관계자는 "AI 기술은 건설사업의 수행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적용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의 자체 데이터 품질 확보·정보 보안 강화에 더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개별 기업에서는 생성형 AI의 학습·조정에 필요한 사내 데이터의 품질확보·보안문제를 사전에 해결해야 한다. 기술변화 트렌트를 모니터링하면서 기업의 상황에 맞는 적합한 기술을 선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는 건설 분야의 AI 기술 적용 관련 법적·윤리적 기준 마련·공통적인 거버넌스 확보를 추진해야 한다. 중소형 건설기업도 AI 기술을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초기비용과 교육·컨설팅 지원도 절실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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