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삼성·미래에셋·키움 등 연간 영업익 1조원 돌파 전망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1조 클럽' 증권사가 최소 4곳일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증시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위축됐으나, 매도에도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 등에 대형사를 중심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 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기업금융(IB) 부문도 위기관리와 기저효과 등에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다 보니 증권사 최고경영인(CEO)들도 각 신년사를 통해 '위기관리'보다는 지난해를 발판 삼아 '성장'을 주문하는 곳도 눈에 띄게 늘었다. 올해 금융시장은 금리, 환율 등 변동성 확대가 관측된 가운데, 연초 증권가에서 수익 창출에 대한 희망찬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4곳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각 1조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됐다.
이중 미래에셋증권이 2023년 대비 2배 넘게 늘어난 1조1269억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같은 기간 키움증권도 97.7% 오른 1조1163억원으로 추정됐다. 삼성증권(1조1809억원)과 한국투자증권(1조2634억원)은 각각 50%대 증가율을 보이면서 1조 클럽에 재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NH투자증권이 9202억원으로 바짝 따라붙었다.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전망 명단에는 들지 못했지만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6.8% 늘었다.
배경으로는 브로커리지, 기업금융 등 증권사 핵심 사업 부문에서 분기를 타지 않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 부진할 때도 해외 증시로 눈을 투자자가 늘어난 것에 더해, 신용공여금이나 이자수익 등도 함께 올라 호실적을 이끌었고, 2023년까지 발목을 잡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등이 손실 구간을 넘어서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증권사 수익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지난해 실적 개선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글로벌 자산관리와 연금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기업금융, 자기자본투자, 트레이딩 수익을 강화하면서도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전면 키워드로 내세우면서 비교적 혁신에 가까운 시도를 추진해 볼 수 있는 시기로 내다본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적이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자체 AI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과 투자 콘텐츠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겠다"며 "운용 및 자산관리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장 높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 한국투자증권도 글로벌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은 성장을 주문했다. 미국, 영국 등 선진 금융시장에서 네트워크 확장과 글로벌 IB들과 경쟁을 강화하고, 역시 AI 및 가상자산을 활용한 혁신적 사업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소모적 경쟁에서 벗어나야 하며, 혁신이 곧 생존이고 변화가 곧 기회임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며 "각자의 위치에서 전문성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차별적인 업적을 남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유사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난해 두둑이 챙긴 수익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책 이행은 물론 기존 강점이 있던 부문의 현상 유지는 거뜬히 해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이나 콘텐츠 등 투자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통한 저변 확대도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증권사에서는 손에 꼽기도 어려울 만큼 사건·사고가 빈번히 발생했으나 작년만큼은 신한투자증권 LP 손실을 제외하면 기억에 남을 만한 사고가 드물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년사에도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강조한 증권사도 있었으나, 대체로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에 비즈니스 확대나 역량 강화 등을 주문한 것"이라며 "해외 주식 투자자 저변이 점차 확대되고 있고 국내 증시도 지난해 하반기 부진을 딛고 반등한다면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적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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