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중국發 악재·글로벌 수요 부진
자동차, 방산, 조선, 항공 긍정적… 배터리 '삼중고'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내년 한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동차, 방산, 조선, 항공과 같은 중후장대 산업은 안정적인 성장 기반과 유연한 대응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 3사는 2025년 한국 경제를 일제히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외 불확실한 거시경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산업 전망은 비우호적이고 기업 신용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업종 간 등급 방향성은 차별화되지만, 전반적으로 등급 상향 동력이 둔화할 것"이라고 진단했으며, 한국기업평가 역시 "2025년 국내외 경기가 약세를 보이고 주요 산업의 신용도 하향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평사 3사는 내년 기업 환경을 위협할 주요 변수로 미국 트럼프 2기 출범, 강달러, 글로벌 수요 부진, 중국 경기 불확실성을 꼽았다.
◆상대적 선방 예상되는 완성차·방산·조선
신평사 3사는 완성차 기업들은 개선된 제품 구성, 다각화된 지역 전략, 파워트레인 포트폴리오를 통해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미국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에도 생산 시설 확대와 유연한 대응력을 바탕으로 영업 기반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전기차 외에 하이브리드 등 경쟁력이 양호한 국내 완성차 업체는 산업 환경 변화에 상대적으로 원활히 대응할 전망"이라고 봤다.
다만 트럼프 2기 무역 정책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있을 거란 분석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미국 전체 수출의 30% 내외를 차지하는 자동차 수출 증가율이 2024년 하반기 이후 한자리 수치로 하락하는 등 미국 수출 증가율이 다소 약화하고 있다"며 "트럼프 2기 정부의 무역정책 방향성은 2025년 대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국신용평가도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보편적 관세와 멕시코 추가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완성차와 부품업체의 수익성에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산업은 국제선 운항 재개와 화물 운송 수요 증가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가 변동성과 금리 상승은 비용 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글로벌 항공 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경기 둔화와 소비 감소가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고했다.
방위산업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재무장 수요와 K-방산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2기로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전 세계적인 안보 불안과 각자도생 상황 전개도 긍정적인 영향이란 평가다. 권혁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방산 수요 증가가 국내 방산업체의 수출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은 신규 수주 감소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확보된 수주 잔고와 고선가 수주분의 실적 반영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LNG선과 LP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조선업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철강·이차전지 산업 어두울 전망
철강산업의 내년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건설 및 제조업 등 수요산업 침체로 철강 수요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경쟁 심화, 수요처 가격 저항에 따른 가격 협상 능력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철강업체의 저가 수출 확대로 중국산 철강 시세 동조화로 인한 가격 하락 압력도 예상된다. 미국 트럼프 2기 출범 역시 추가 관세 또는 쿼터 축소 등 대미 수출 환경 저하 가능성이 있다.
이차전지산업은 글로벌 수요 부진, 과잉설비, 정책적 불확실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경쟁 심화가 주요 도전 과제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전기차 및 배터리 수요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국내 업체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과 제품 다각화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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