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 신도시 중심 수도권 공동주택용지 입찰 경쟁 치열
사업성 떨어지는 수도권 지역과 지방은 유찰 사례 잦아
[더팩트|황준익 기자] 부동산 시장 불황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내놓은 공동주택용지를 낙찰받으려는 건설사들의 경쟁은 여전하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알짜지역'은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수도권 중심이고, 지방은 유찰이 잇따른다. 건설업계에선 "부동산 경기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시장이 불안한 탓"이라고 설명한다.
19일 LH 청약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공급 공고를 낸 남양주왕숙 공동주택용지(B-11BL)는 1순위 마감됐다. 경쟁률은 46:1로 공급가격은 2726억원이다. 1773억원 규모의 남양주왕숙 공동주택용지(B-14BL) 역시 26:1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다. 남양주 왕숙지구는 대표지적인 3기 신도시 지역이다.
이외에도 같은 3기 신도시인 고양창릉지구 공동주택용지 S-7BL를 비롯해 △안산신길2 공공주택지구 공동주택용지(C-1BL) △남양주양정역세권 공동주택용지(B-2BL) △부천역곡 공동주택용지(B2) △인천검단지구 공동주택용지(AA18BL) △용인언남 공동주택용지(B2,B3,B4BL) △인천계양 공동주택용지(A15)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LH가 조성한 공동주택용지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인허가 지연 등의 위험이 적어 건설사들 사이에선 한때 '로또'처럼 여겨졌다. 가격이 정해지면 입찰을 받은 후 추첨을 통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하고 추첨 방식으로 입찰을 하다보니 당첨이 되면 막대한 분양 수익을 누릴 수 있다"며 "수도권에서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택지의 경우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실제 1순위 마감된 지역 대부분이 3기 신도시다.
물론 모든 공동주택용지가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이거나 지방의 경우 공동주택용지더라도 유찰되는 일이 종종 있다.
같은 3기 신도시인 수원당수지구 공동주택용지(C2BL)의 경우 유찰됐고, 수의계약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결국 공공 전환됐다. 토지리턴제를 통해 매각 공고를 냈지만 유찰을 피할 수 없었다. 토지리턴제는 매매계약 체결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매수자가 환불을 희망(리턴권 행사)하면 계약금을 포함한 납입금 전액을 반환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제도다.
이 외에도 군포대야미 공공주택지구 주상복합용지 역시 토지리턴제를 통해 공급 공고를 진행 중이다. 영종하늘도시 공동주택용지(A18BL)도 팔리지 않고 있다.
새 주인을 못 찾는 것은 사업성 때문이다. 공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규제까지 받는 공공택지라 건설사가 수익성을 챙기기 힘들어졌다. 원래 공공택지는 민간택지 대비 가격이 낮아 시행사, 건설사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당첨만 되면 큰 이익을 낼 수 있어 자사 계열사들을 동원해 입찰에 참여하는 이른바 '벌떼 입찰'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사비가 오르고 부동산 경기침체로 상황이 달라졌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위치는 좋아도 분상제로 공사비 인상분에 대한 분양가 반영이 쉽지 않아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건설사가 몸을 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 대부분 유찰됐다. 특히 대전 대덕구의 숙원사업인 '대전 연축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대전연축 공동주택용지 B1 지역이 팔리지 않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주택공급을 위한 첫 단계인 토지 매각이 안 될 경우 원활한 주택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그나마 공동주택용지는 건설사들이 관심을 두지만 주상복합용지는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제는 공공택지 분양도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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