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기부금 3억원 늘었으나 일반 배당 동일
최대주주 바뀌면 기부금 집행 어렵단 전망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주주들 사이에서는 연말이 되면 배당이 화두에 오른다. 실적이 좋은데 배당 성향을 늘리지 않거나 배당을 늘렸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우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또 배당은 물론 대주주에게 바치는 기부금까지 별도로 있는 상장사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 한양증권이 대표적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그간 대주주인 한양학원에 기부금을 늘리면서도 배당을 증액하지 않아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올해는 매각 이슈까지 겹치면서 주가도 다소 오름세를 겪기도 했다.
한양증권이 올해 초 실시한 2023년도 일반 주주 배당은 보통주 800원, 우선주 850원이다. 배당금을 일반주주에게 지급했다. 차등배당에서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에 보통주 700원, 우선주 750원을 각각 배당했다.
이에 대해 한양증권 측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 친화정책 일환으로 전년도와 동일한 배당총액 100억원 규모로 차등배당을 실시했다"며 "차등배당은 경영진의 소액주주 우선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주들로부터 지적받는 문제는 차등배당이다. 한양증권은 대주주인 한양학원에 매년 기부금 명목으로 차등배당을 실시했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한양학원에 기부금 20억원과 기타특수관계자인 국제인권옹호한국연맹에 1억47000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국제인권옹호한국연맹은 김종량 한양재단 이사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기부금의 경우 30억원을 집행한 2021년보다 낮아졌지만 2022년 17억원에서 3억원 증액된 수치다. 같은 기간 배당총액은 100억원으로 동일했다. 대주주에 돌아가는 금액이 변경되는 사이 주주에 돌아가는 일반 배당은 변경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올해는 KCGI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나, KCGI 측에서 자금 조달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어 아직 주주 손바뀜이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사업연도를 통해 내년 초 한양증권이 한양학원에 배당을 진행할 여지가 남아 있는 셈이다.
한양증권은 이에 대해 아직 정해진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주들은 한양증권의 3분기 말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배가량 개선됐기 때문에 일반 배당 증액을 기대하고 있다. 한양증권은 올해 3분기 매출 2128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올렸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03%, 114% 증가한 수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알짜 증권사로 자리매김해 오면서 배당 여력이 우수했으나 기부금은 늘리면서도 주주배당액은 동일해 지적을 받아 왔다. 자사주 취득이나 처분 등 대표적인 주주친화정책도 소홀한 편"이라며 "특정 단체에 기부하는 금액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받은 만큼 향후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지분율 변경으로 예전만큼 기부금 집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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