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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캐리어 시대<하>] '통합 대한항공'발 업계 재편 가속화…"적자생존“

  • 경제 | 2024-12-13 14:00

'수혜' 티웨이·에어인천, 독이 든 성배 의견도…제주·이스타, 반납 슬롯·운수권 받을 듯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면서 통합 저비용항공사 등장 등 항공업계 재편이 점쳐진다. /각 사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면서 통합 저비용항공사 등장 등 항공업계 재편이 점쳐진다. /각 사 제공

대한항공이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했다. 1969년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이 국영기업이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대한항공이 탄생한 지 55년 만이다. 4년에 걸친 국내외 경쟁당국 심사를 마치고 물리적 결합을 마친 두 대형 항공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대한항공의 DNA를 아시아나에 심는 화학적 결합 과정에서 일각의 반발, 소비자 선택권 축소 우려 해소 등 과제도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이후 펼쳐질 항공업계 재편 시나리오와 소비자 영향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대형항공사(FSC) 아시아나항공이 2년 동안 대한항공 자회사 형태로 존재하다가 최종 흡수될 예정인 가운데 각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통합 절차도 조만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적자생존이라는 논리 속 항공업계 재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2일 최대 주주가 금호건설에서 대한항공으로 변경된다고 공시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88%를 취득하면서 양사는 모자회사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2년 뒤 아시아나항공을 최종 흡수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절차가 진행되면서 이미 항공업계 재편은 시작됐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 이관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요구한 영향이다.

지난 5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를 취항하며 처음으로 유럽 하늘길을 날기 시작은 티웨이항공은 8~10월 유럽 4개 노선 운항에 나섰다. 우여곡절이 발생했으나 EC 승인을 위해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을 여러 측면에서 지원했다. 티웨이항공은 내년 중대형기 3개를 추가 도입한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한다. 에어인천은 내년 7월 통합 운항을 목표로 해외 인허가와 관련 투자 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건은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던 네트워크를 얼마나 흡수해 실적으로 이어질지가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2일 최대 주주가 금호건설에서 대한항공으로 변경된다고 공시했다. /더팩트 DB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2일 최대 주주가 금호건설에서 대한항공으로 변경된다고 공시했다. /더팩트 DB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면서 각 LCC 통합 절차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한항공 계열 진에어를 중심으로 아시아나 계열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이 흡수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역사회와의 진통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시장 시선은 자연스레 '정통 LCC' 제주항공과 올해 화려한 '부활'을 알린 이스타항공 등으로 쏠린다. 통합 대한항공이나 통합 LCC 등장, 티웨이항공의 장거리 노선 취항 등 항공업계 재편 속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역할이 무엇이냐는 업계 안팎 의견이 있었다.

최근에는 업계 안팎으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에 호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결합 회사들이 중복해 운항하는 국내외 87개 노선 중 40개(국제선 26개·국내선 14개)에 조치를 부과했다. 대체 항공사 신청이 있으면 운수권·슬롯을 반납해야 한다.

운수권은 특정 국가에 취항하기 위한 권리다. 슬롯은 당국이 항공사에 배정한 항공기 출발 또는 도착 시간이다. 독과점 방지 조치로 통합 대한항공·LCC가 일부 운수권·슬롯을 반납하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이 받게 될 수 있다. 통합 시너지가 반감될 부분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제주 노선과 중국 노선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변수는 공정위 시정조치 이행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이행감독위원회를 대한항공이 설치하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결합일 90일 이내 최대 9인으로 이행감독위를 꾸려야 한다.

대명소노그룹이 올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각각 2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내년부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티웨이항공은 정홍근 대표 임기가 내년 초 끝난다. 대명소노의 움직임이 주목되는 지점이다.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하는 에어프레미아 1대 주주 AP홀딩스는 경영권 사수 의지를 강조한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DOJ)에서 에어프레미아 등이 아시아나를 대체하도록 슬롯 이전과 항공기 등을 지원하라는 시정조치를 받았다. 에어프레미아 역시 합병 혜택을 받은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어인천은 화주 네트워크를 그대로 받는지 관건이 될 것이다. 티웨이항공도 무사히 장거리 노선을 취항하며 입지를 강화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통합 항공사나 티웨이, 에어인천 등에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 분위기에 취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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