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 회의에도…산업계, '글로벌 격동기' 내수·수출 '악화' 우려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것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산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계 당국은 긴급 간담회를 열며 대외신인도에 영향이 없도록 한다는 입장이나, 업계 불안감은 고조되는 모양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를 열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F4는 지난 7일을 제외하고 회의를 진행했다.
F4 회의는 국가신용도 하락 등 대외신인도에 영향이 없도록 국제 신용평가사와 국제금융기구, 해외투자자, 주요국 재무장관, 국제투자은행(IB) 등을 대상으로 부총리 명의 서한을 발송하기로 했다. 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경기·민생 전반도 모니터링한다.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7일 국회에서 무산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에 대해 산업계는 어려운 내수 상황에 '기름'을 부은 셈이라고 한다.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를 고려하면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의견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인 향후경기전망CSI는 1분기 73에서 2분기 64로 하락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에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면서 반등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내수 판매는 지난달 급격히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현대자동차는 12.3%, 기아는 4%, KG모빌리티는 34.5%,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은 39.6% 줄었다. 1~3분기 호실적을 거둔 현대차·기아는 4분기에도 준수한 성적을 거둘지 장담하기 어려운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14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2기를 대비하고자 했으나, 국내 상황으로 녹록지 않게 됐다. 트럼프 정부 2기 관세 리스크를 대비하는 것이 선제 과제지만, 사실상 정부 기능 마비로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있다.
자동차와 함께 수출 실적을 견인하는 반도체 산업도 관세 리스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골든 타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 정책과 관련 법안 통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항공업계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며 항공권 인상 등을 고려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 성공 이후 강달러 기조가 유지된 뒤, 비상계엄 선포 이후 환율은 큰 폭으로 뛰었다. 탄핵소추안 표결 무산 이후인 9일 환율은 1430원대를 터치하기도 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 역할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내 정치 리스크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로 휘청이며 정부 대응책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석유화학 업종도 중국발 공급 과잉에 휘청이고 있다.
조선업계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성공 이후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을까 우려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직후 한국에 직접 조선업 협력을 언급했으나, 사실상 정부 기능 마비로 다른 나라에 기회를 뺏길 수 있다며 마음을 졸이고 있다.
방산업계 역시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소추안 표결 무산으로 대외신인도가 하락하면서 수출에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방산업 특성상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한 우방국을 파트너로 삼는 점을 감안할 때 민주주의 위기는 신뢰를 깎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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