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마침내 역대 최고가 달성
전 회장 대출사건 수사·계엄 후폭풍 등 악재
금리 인하 기조 속 이자이익 감소 보완 필요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주가 흐름은 우상향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중 시가총액이 가장 낮지만, 주가 부양책은 물론 의지도 뒤처지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해 대규모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주춤했던 실적도 올해 2년 만에 4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안정적 흐름을 보인다. 최근 3년간 시가배당률도 7%가 넘는다. 덕분에 KB금융, 하나금융지주보다 먼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기도 했다.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10년 만에 우리투자증권을 재출범하고 동양·ABL생명 인수를 목전에 두는 등 사업적 보폭도 넓히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0.62% 오른 1만6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2조원대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3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연중 최고가는 1만7300원(12월 3일)으로 최근 흐름도 양호하다. 이는 상장 후 역대 최고가이기도 하다. 올해 초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강세로 금융주가 나란히 오를 때, 지난해 실적 부진 등 여파로 홀로 제자리걸음을 반복했으나 이후 꾸준한 우상향을 그리면서 숙원이던 2만원대 주가를 향해가는 모양새다.
올해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친 건 실적과 주주환원책으로 꼽힌다. 우선 실적은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조원, 2조원대로 추락한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해 영업이익 4조1210억원, 순이익 3조13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ROE(자기자본이익률(ROE)이 8.35%로 같은 기간 금융 대장주 KB금융(8.11%)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도 올해 경영이 전반적으로 효율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주환원 의지는 지난 7월 금융지주사 중 첫 발표로 주목을 받기도 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공시에서 엿볼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 공시를 통해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하고 지속가능한 ROE 10%, 보통주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등을 목표했다. 2년 연속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했고 올해 주당 배당금은 3개 분기 모두 180원으로 동일했다.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한다면 4분기 배당금도 비슷하거나 더 오른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좋지 못하다. 가장 흐름이 좋았던 시점에서 예측하기 어렵던 악재들이 연이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 회장의 부당대출 사건이 현 경영진을 옥죄고 있고, 역대 최고가를 찍은 날 밤 초유의 계엄사태에 따른 금융주의 급락세도 부담이다. 올해 4분기 배당 기준일은 내년 2월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가가 다시 내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진 결과다.
무엇보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사건의 수사 범위가 현직 우리금융지주 임원진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주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손 전 회장의 구속영상은 사법 판단에 따라 기각됐지만, 연임이 유력했던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해당 사건 보고 지연 의혹 속 사퇴 의사를 전달하면서 그간 추진 중인 신사업들에도 여파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런 와중에 계엄 사태 후폭풍도 우리금융지주에게 달갑지만은 않다. 외인 비중이 78%에 달했던 KB금융보단 충격이 덜했으나 우리금융지주도 계엄 후인 4일과 5일 이틀 만에 6.45% 주가가 빠졌다. 외인 비율은 45%대까지 줄어든 모습이다.
주주환원 분야에서도 우려가 감지된다. 금융지주사 중 당국에서 권고한 보통주자본(CET1) 비율(13% 이상)에 유일하게 미달된 곳에 이름을 올린 탓이다. 우리금융지주의 3분기 말 CET1 는 11.96%에 불과하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조가 뚜렷해진 상황에서 대출자산을 줄이면서 순이익을 낼 수 있는 비이자이익 확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2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고 밸류업과 연말 배당 기대감 등에 탄력을 받아야 하는 시기에 연이어 악재가 발생하면서 기세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도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지난해 말 기준 배당수익률(7.69%)은 여전히 지주사 중 높은 수준이며 기초 체력도 올해 잘 쌓아 오면서 단기적 급락 폭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금리 하락 기조에서 이자이익 감소를 잘 대비한다면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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