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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유통] 호텔 침대 위 길다란 천, 이런 용도였네

  • 경제 | 2024-12-07 00:00

서양식 침구류 '베드 스카프', 신발 신고 발 올리는 용도
짐 올리거나 청소 확인 기능도…국내선 사라지는 추세


호텔 객실 침대에 설치돼 있는 길다란 천 '베드 스카프'는 신발을 신은 채로 올라갔을 때 이불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발을 올려 두는 용도로 사용된다. 사진은 롯데호텔 부산 객실 침대에 베드 스카프가 놓인 모습 /우지수 기자
호텔 객실 침대에 설치돼 있는 길다란 천 '베드 스카프'는 신발을 신은 채로 올라갔을 때 이불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발을 올려 두는 용도로 사용된다. 사진은 롯데호텔 부산 객실 침대에 베드 스카프가 놓인 모습 /우지수 기자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우지수 기자] "어디에 쓰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매트리스 밑에 끼워진 경우도 있어 침대에 바로 눕기 불편할 때도 있어요. 호텔 숙박에 필요한 물건일 텐데, 저는 제대로 사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A씨가 말했다.

연말연시 휴가철, 여행지 호텔 방에 들어가면 침대 발치에 길다란 천이 놓인 경우가 있다. 일반 가정집에는 잘 볼 수 없는 침구류다. 수건이라기엔 재질이 몸을 닦는 데 적합하지 않고 장식품이라기엔 부피가 커 거추장스럽다. 매번 침대에 끼워져 있는 있는 이 천, 과연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7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이 천은 '베드 스카프(bed scarf)' 또는 '베드 러너(bed runner)'로 불리는 침구다. 베드 스카프는 실내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한국 문화에서는 큰 쓰임새가 없는 물건이다. 신발을 신은 채로 침대에 누울 때 이불이 오염되지 않도록 발을 얹는 용도이기 떄문이다. 신발을 신은 채 실내서 활동하는 서양 문화권에서 정착됐다. 객실 바닥의 카펫도 온돌이 없는 아닌 서양식 방에서 바닥의 한기를 막기 위해 깔아 놓는다.

국내 호텔을 한국 사람만 이용한다면 굳이 베드 스카프를 쓸 이유가 없다. 다만 한국을 방문해 숙소를 사용하는 서양권 외국인을 위해 설치해 두는 것이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서양 고객들에게는 익숙하지만 동양 문화권에는 생소한 물건인 듯하다"며 "가끔 수건으로 착각하고 용도를 물어보는 고객도 있는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서양식 침실 문화 중에는 베드 스카프 외에 침대에 오르내리기 전 앉아 신발을 벗거나 신을 수 있는 가구 '베드 벤치'도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서양식 침실 문화 중에는 베드 스카프 외에 침대에 오르내리기 전 앉아 신발을 벗거나 신을 수 있는 가구 '베드 벤치'도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호텔은 방 정리 시 침구와 가구 등을 입실 전 상태로 원상복구한다. 때문에 외출 후 숙소에 다시 돌아왔을 때 침대에 베드 스카프가 씌워져 있다면 방 청소가 완료됐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신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끌고 온 여행용 가방 등을 침대에 올릴 때 베드 스카프를 활용하면 이불이 더러워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일부 숙소에 설치돼 있는 '베드 벤치(bed bench)'도 서양권 문화에서 들어온 가구 중 하나다. 침대 아래쪽에 설치하는 좁고 긴 의자로 침대에서 신발을 벗거나 신기 위해 잠깐 앉는 용도다. 한국에서는 자그만 물건을 올려 놓는 협탁처럼 쓰이거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된다. 베드 벤치는 범용성이 있어 베드 스카프보다는 더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다.

전통 서양식 호텔 양식에 맞춰 꾸준히 사용돼 온 베드 스카프는 최근 국내 호텔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호텔 업계가 시설을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추세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은 최근 전국 호텔 객실을 신을 벗고 들어가는 형태로 리모델링했다. 또 다른 호텔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베드 스카프를 사용하지 않는 객실도 많이 보인다"며 "베드 스카프가 없어도 굳이 신발을 신고 침대에 올라가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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