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업계 최초 혜택 선언
증권사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입 크게 늘어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최근 메리츠증권이 국내·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선언했다. 이러한 메리츠증권의 파격적인 행보에 증권사들 간에 크게 늘어난 서학개미들을 잡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3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18일부터 오는 2026년까지 '수퍼365' 계좌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회사는 거래 수수료는 물론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내야 하는 수수료까지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 고객이 내야 하는 수수료를 완전히 없앤 것은 업계 최초다.
메리츠증권은 "기존 수퍼365 계좌 국내 및 미국주식 거래 수수료는 각각 0.009%와 0.07%에서 0%로 전면 무료화됐다"며 "달러 환전 수수료 우대율도 기존 95%에서 100%로 변경해 고객이 부담해야 할 수수료 비용을 없앴다"고 말했다.
기존 고객의 경우 수퍼365 계좌로 거래 시 자동으로 혜택이 적용된다. 신규 고객은 애플리케이션 '메리츠 스마트(SMART)'를 통해 수퍼365 계좌를 개설하면 별도의 신청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수퍼365 계좌가 수수료 무료 혜택 뿐 아니라 예수금에 대한 이자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 수퍼365 계좌는 원화·달러화 예수금에 환매조건부채권(RP) 수익을 각각 연 2.90%, 연 3.75%씩 제공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메리츠증권은 "예수금에 RP 자동매매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일복리 수익을 지급하는데, 이는 3%대 금리 통장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수퍼 365의 일일 신규개설 계좌 건수는 이벤트 전 대비 20배가량 폭증했다. 투자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당초 9300억원대였던 고객예탁자산은 1조2000억원선을 넘기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파격적인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선언하면서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개인 투자자(리테일) 공략 본격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를 잡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다.
미국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강하게 불면서 해외 주식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입도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해외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또한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해외 주식 거래 중개 증권사 24곳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입은 918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년간 수수료 수입(6946억원)보다 32.2% 증가한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 메리츠증권의 국내·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 무료 헤택은 증권사들 간의 서학개미 유치 경쟁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토스증권 등 여러 증권사들이 서학개미 유치를 위해 다양한 수수료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증권사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새 이벤트들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의 수수료 무료 혜택 선언에 따라 타 증권사들도 신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고객들을 대상으로 혜택을 주는 이벤트들을 내놓는 증권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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