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담보·파격 인사 통한 '쇄신 메시지' 유효
장기적 우상향은 '글쎄'…주가 변동성 확대 전망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롯데그룹이 뜨겁다. 지라시에서 비롯된 롯데케미칼 유동성 위기설에 곤욕을 치르더니 핵심 부동산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내주는가 하면 최고경영인(CEO) 21명을 교체하는 파격적인 연말 인사를 단행하는 등 자본시장에서 주목도를 높이고 있어서다.
반면 여러 악재에도 지주를 포함한 계열사들의 주가는 나란히 상승 마감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주가가 크게 내렸기 때문에 저가 매수가 유입된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강도 높은 쇄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논리도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전날 3.59% 오른 2만1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월 18일 2만50원까지 떨어지면서 연저점을 갈아치운 후 반등하고 있다.
계열사의 주가 추이도 최근 우상향을 그린다.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롯데케미칼(4.68%)을 비롯해 롯데정밀화학(2.42%), 롯데칠성(0.49%),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2.99%), 롯데쇼핑(3.74%). 롯데관광개발(0.57%), 롯데렌탈(1.69%), 롯데웰푸드(2.56%), 롯데이노베이트(0.74%)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28일 상승 마감했다. 하락 마감한 곳은 롯데하이마트(-0.27%) 한 곳이었고, 리츠사인 롯데리츠(0.00%)와 금융사 롯데손해보험(0.00%)은 보합했다.
전날 동반 상승 마감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모두 지난달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룹 유동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수급 이탈이 발행했고,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따라 서서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그룹 계열사의 주가 강세의 기폭제가 된 것은 전날 발표한 2건의 강력한 메시지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국내 최고 랜드마크로 불리는 서울 잠실동의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한 사실이다. 롯데그룹이 밝힌 롯데월드타워 담보 목적은 은행보증을 통한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보강이다.
롯데그룹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잡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만큼 유동성 문제 해소에 자신감이 있다는 메시지를 주주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됐다는 평가도 일부 나온다. 기업이 투자를 받기 위해 중요한 척도 중 하나인 신용평가 하락만은 막아야 하므로 핵심 자산을 담보로 내 시장 신뢰를 높였다는 견해도 있다.
여기에 같은 날 단행한 임원 인사도 시장 관심도를 높였다. 28일 롯데는 롯데지주를 포함해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인사에는 기존 임원 중 22%가 퇴임하고 CEO만 무려 21명을 교체하는 내용이 담겼다. 유동성 해소는 물론 인적 쇄신을 통해 근본적인 경영체질을 확 바꾸겠다는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인 신유열 롯데그룹 미래성장실장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마침내 경영 전면에 나선 것도 의미를 더한다.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저가 매수세 유입, 담보와 인사 등 쇄신 경영 의지를 통해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은 맞지만 장기적으로도 우상향을 그릴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보낸다. 결국 롯데케미칼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확실하게 각인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 주가 방어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이 쇄신에 나선 것은 분명하나 중국과 중동의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 업황 악화로 인한 원료 가격 상승 등 변수 남아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 주가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에 따른 과매도로 2007년 금융위기 당시 주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올해 추정치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2배로 최저 수준으로 형성된 주가"라고 분석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중국 경기 부양책이 지속적으로 발표되며 기대감으로 주가가 반등했으나 여전히 스프레드의 의미 있는 반등이 보이지 않는다"며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PBR 0.2배 수준으로 절대적인 밸류에이션은 낮지만,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전날 상승 마감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하루 지난 29일 장에서는 개장 직후 약보합 출발하고 있다. 이중 롯데케미칼은 오전 9시 7분 기준 전 거래일 3.03% 내린 6만7300원에 거래되면서 전날 상승분을 일부 반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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