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 10명 유지
이사회 5대 5 재편…임주현 부회장 선임 건 자동 폐기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5대 5 구도를 이루면서 경영권 분쟁의 두 측이 팽팽한 구도를 만들었다. 3자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확보를 위해 제안한 임시 주주총회가 사실상 무승부로 막을 내리면서 당분간 경영권 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제52기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임시 주총에서는 3자연합 측이 제안한 △이사회 인원 10명을 11명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의 건 △신동국·임주현 신규 이사 선임의 건과 회사 측이 제안한 △자본준비금 감액의 건 등을 두고 표 대결을 펼쳤다.
이번 임시 주총의 핵심 화두였던 3자연합 측이 제안한 1호 안건 정관변경안은 부결됐다. 이사회 구성원 수를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두고 주주 대상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표가 출석 주주의 66.6% 이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안건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66.6%)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는 전체 의결권 6771만3706주 중 총주식 수 84.7% 해당하는 5734만864주가 참석했다.
1호 안건의 부결로 3자연합의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장악은 실패했지만, 곧바로 신동국 회장이 이사회 입성에 성공하며 원점으로 돌아갔다. 2-1호 의안이었던 신동국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에는 참석 주주들 중 57.68%가 동의하면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임주현 부회장의 이사 선임건은 자동 폐기됐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 간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 소액주주는 신동국 회장이 이사 후보임에도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고성을 질렀다. 이에 신동국 회장의 법률 대리인은 "개인 일정으로 부득이하게 참석을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한 소액주주는 "개인 일정이 뭐냐", "왜 안오냐"는 등의 불만을 제기했다.
회사 측이 제안한 3호 안건인 자본준비금 감액의 건은 참석 주주 95.13%의 동의를 받아 가결됐다.
오늘 임시 주총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은 3자연합 측 인물 5인(송영숙 사내이사,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신유철 사외이사, 김용덕 사외이사, 곽태선 사외이사)과 형제 측 인물 5인(임종훈 대표이사, 임종윤 사내이사,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 등 총 10명으로 꾸려지게 됐다.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이 동률로 재편됨에따라 향후 경영권 분쟁에 더욱 불이 붙을 예정이다.
임시 주총은 오전 10시에 개회 예정이었지만 의결권 위임장을 집계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소요되면서 4시간 넘게 지연돼 오후 2시 32분께 개최됐다.
현장에는 경영권 분쟁 당사자 중 유일하게 임종훈 대표이사만이 자리했다. 경영권을 두고 치열하게 공방전을 벌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3자연합은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이사회 진입에 성공한 신동국 회장은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의사결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판단할 것이며,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완충시키면서 조화로운 경영 모델을 이뤄내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약품그룹의 오랜 최대주주로서, 지금까지 회사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 왔다'며 "치열한 분쟁 상황이 지속되는 현 상황을 바르게 정리할 수 있도록 보다 충실히 책임감 있게 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종훈 대표이사는 기자들과 만나 "이사회가 동수가 되는 상황이 되면서 내가 조금 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회사를 위한 결정은 다른분들도 더 이해해 주실 거라고 생각을 하고, 앞으로 있을 한미약품 임시 주총 준비도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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