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미래에셋증권, 인도 증권사 인수 '마무리 수순'…해외 사업 시너지낼까

  • 경제 | 2024-11-26 17:02

유지상 인도법인 대표, 연말 인사서 전무 승진
당국 승인·인도 증시 약세 등 변수


미래에셋증권은 연내 인도 현지 10위권 증권사 셰어칸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미래에셋증권은 연내 인도 현지 10위권 증권사 셰어칸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미래에셋증권의 인도 현지 증권사 인수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2018년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인도 시장에 발을 내디딘 지 5년 만이다. 최종적으로 당국 승인을 받아 인수 단계를 완료하고, 내부적으로도 발표 시기만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핵심 해외법인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인도 10위권 증권사 셰어칸의 인수 작업을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투자은행 BNP파리바가 보유한 셰어칸 지분 100%를 300억루피(약 48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지 1년 만이다.

셰어칸은 지난 2000년 인도 현지에 설립된 증권사로 지난해 말 기준 연간 순이익 2100만달러(293억원), 임직원 수 3500명, 130여개 지점을 둔 인도 증권업계에서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도법인과 함께 그룹 차원의 인도 비즈니스를 확대해 5년 내 5위권 인도 증권사로 도약을 목표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셰어칸을 인수한 배경에는 인도 시장의 성장성을 내다본 결과로 풀이된다. 인도 인구수는 14억5000만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는 나라다. 인구뿐만 아니라 매년 6%대 경제성장률 기록하는 신흥 시장인 것도 글로벌 기업들이 발을 들여 인프라를 넓힐 기회가 여전히 남았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인도 시장을 눈여겨 보고 일찌감치 투자를 결정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올해 1월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 5주년 기념행사에도 "인도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오랜 시간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미래에셋은 인도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셰어칸 인수를 통한 현지 증권사 출범이 미래에셋그룹의 인도 진출 역사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 수장을 맡던 유지상 대표도 상무 승진 3년 만인 올해 연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인도법인에서 나온 유일한 승진 인사다. 이를 두고 이번 인도 증권사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 힘을 제대로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국 심사가 까다로운 만큼 변수로 꼽혔으나 최근 현지 당국 승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내부적으로도 사실상 인수 확정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도 증시가 10월부터 위축세를 보인 점은 변수로 꼽힌다. 시장이 좋지 못하면 증권사의 순익이 떨어지는 것은 업종 특성상 당연하기 때문이다. 강점이던 자산관리(WM) 부문 역시 자본시장 내 수급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위축될 여지가 있다.

인도의 코스피로 불리는 센섹스지수는 지난 9월 26일 8만5836.12까지 오르면서 연고점을 경신한 후 조정을 받다가 이달 18일 7만7339.01까지 떨어지는 등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인도 증시에서 최근 한 달간 빠져나간 외인 자금만 4조원에 달한다. 26일 장에서도 전 거래일 대비 0.11% 내린 8만17.82에 장을 마감했다.

인도 증시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최근 수익률을 봐도 체감률이 높게 다가온다. 인도를 추종하는 국내 ETF 중 가장 높은 시가총액(7000억원대)을 기록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의 전날 기준 1년 수익률은 29%가 넘지만 1개월로 한정하면 1.30%에 불과하다. 인도 증시가 9월 고점을 찍은 후 급락했다가 서서히 회복하는 추세이나, 지수 특성상 중소기업들이 4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높은 변동성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셰어칸 인수 관련한 SPA를 체결한 후 실제 인수까지 1년이나 걸린 이유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그만큼 당국의 승인이 까다롭다는 것"이라면서도 "미래에셋증권은 인도나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 일찌감치 현지화 전략을 이어온 만큼 올해 3분기 해외 사업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 승인을 받고 인수만 마무리된다면 확실한 시너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