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정준호·강성현 유통군 대표 3인방, 올해 재신임 여부 관심 쏠려
오는 2030년에 맞춰진 중장기 성과 현실화 가능성도 주목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신세계, 현대백화점, CJ 등 유통 관련 대기업들의 연말 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이제 업계의 관심은 롯데로 쏠리고 있다. 백화점, 마트, 이커머스 등 주력 사업인 유통군을 맡고있는 롯데쇼핑 대표이사들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한 김상현 롯데 유통군HQ 총괄대표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올해 들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를 잇따라 공개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롯데쇼핑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조3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다가오는 연말 인사에서 3인의 대표가 무사히 생존해 이같은 청사진을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11월 말 또는 12월 초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를 앞둔 롯데그룹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로 주력 사업들의 실적 회복이 더딘데다 최근 그룹의 유동성 위기 루머까지 확산되면서 곤혹을 치른 탓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의 연말 인사 규모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내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부회장) 등은 물론이고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을 총괄하는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의 거취에도 주목하고 있다.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와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지난해 유통 부문 수장을 대거 교체했다. 반면 롯데그룹의 유통사업군을 이끄는 김상현(총괄)·정준호(백화점)·강성현(마트·슈퍼) 대표 3인방은 신동빈 회장의 재신임으로 올해 또 한번의 기회를 얻어 롯데쇼핑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백화점은 주요 점포를 리뉴얼하는 동시에 동남아 등 해외 시장으로 쇼핑몰을 진출시키며 매출 확대에 나섰고 롯데마트와 슈퍼는 통합소싱 전략으로 내실을 강화 중이다. 또한 롯데온이 맡고 있던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사업과 최첨단 물류센터 건립 프로젝트(오카도 프로젝트)를 롯데마트로 편입시키는 등 조직도 일부 재편했다.
롯데쇼핑이 추진 중인 사업들의 최종 목표는 오는 2030년에 맞춰져 있다. 김상현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모아놓고 마켓 리더십 강화, 그로서리 사업 가속화, 이커머스 사업 최적화, 자회사 턴어라운드 달성 등 핵심 전략을 추진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액 20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롯데쇼핑의 청사진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번 연말 인사에서 또 한 번의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단 올해 3분기까지 롯데쇼핑의 누적 성적표는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상황이다. 롯데쇼핑이 지난 7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1~3분기 누적 순매출액은 10조50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가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6.5% 증가한 3259억원을 기록했다. 전 사업부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면서 영업이익은 선방했지만 매출 성장은 정체된 것이다.
비용 감축 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대내외 경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에 롯데쇼핑도 장기화되는 내수 경기 부진과 소비심리 저하 등을 감안해 기존에 공시했던 중장기 가이던스를 오는 2026년 '매출 15조2000억원, 영업이익 8000억원'으로 정정 공시한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제시한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목표 대비 매출은 1조8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 각각 하향된 수치다.
이런 가운데 최근 그룹 유동성 루머로 곤혹을 치른 롯데그룹이 연말 인사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추진 중인 물류센터 구축이나 쇼핑몰 확장, 마트·슈퍼 통합 등은 중장기적인 전략들"이라며 "단기적으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통군 수장들이 또 한 번 연임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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