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승계 작업 미뤄질 시 경영권 관련 문제 생길 수 있단 분석
SSG닷컴 신규 투자자 유치 성공…정용진 회장 리더십 성과 보여
☞<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이선영 기자]
-건설업계 소식을 들어볼까요. 부영의 전권을 쥐고 있는 이중근 회장이 당장 2세 경영 승계를 염두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가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소식 전해주시죠.
-네,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2세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요.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전망은 완전히 빗나간 듯합니다. 승계 작업 관련해서 공식적으로 이 회장이 직접 밝힌 적도, 그룹에서 알린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전자공시시스템 등 자료에서도 지분승계 관련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당장 이 회장이 2세 경영권 승계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 회장은 고령인 나이에도 현재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올해 83세로 고령이지만,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다가 최근 제19대 대한노인회장에도 당선되는 등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룹 내 이 회장의 지배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부영은 이 회장이 자수성가로 일군 그룹으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93.79%의 부영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계열사인 동광주택산업(91.52%), 남광건설건업(100%), 남양개발(100%), 부강주택관리(100%) 등의 지분도 90%~100%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1인 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부영의 내부지분율은 99.10%에 이릅니다. 부영보다 내부지분율이 높은 그룹은 오케이금융그룹(99.97%)뿐입니다. 결국 그룹 의사결정에 있어 전권을 쥐고 있는 셈입니다.
-자녀들의 지분 상황은 어떤가요.
이 회장의 자녀 중 장남인 이성훈 씨는 부영 지분 2.18%와 계열사 광영토건 8.33%, 동광주택산업 0.8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이성욱(차남)·이성한(삼남)·이서정(장녀) 씨는 동광주택산업 지분 0.87%를 가지고 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결론적으로 누가 그룹을 물려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며, 2세들의 그룹 지배력은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특히 후계자를 정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집안싸움까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 남매간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벌이고 있는 오너기업들이 있어서입니다.
-부영 측은 뭐라고 하던가요.
-네, 부영 측에서는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 회장이 현재 건강한 모습으로 경영활동·사회공헌활동을 벌이는 모습이 보기는 좋지만, 2세 승계 작업이 미뤄지면 미뤄질수록 경영권 관련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보입니다. 이 회장의 행보를 지속해서 지켜봐야겠습니다.
◆ SSG닷컴 새 투자자 찾고 이마트는 최대 실적…정용진 웃었다
-마지막으로 유통업계 소식입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동시에 올해 연말까지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야 했던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도 신규 투자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정용진 회장의 리더십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먼저 이마트의 올해 3분기 실적에 업계가 놀랐다고요.
-네, 이마트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3.4%나 늘어난 1117억원을 기록했거든요.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이 암흑기를 겪었던 지난 2021년 1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기록한 분기 최대 성과입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별도 실적만 봐도 개선세가 뚜렷했습니다. 3분기 이마트 매출은 4조6726억원, 영업이익은 1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3%, 11.5% 증가했는데요. 경쟁사인 롯데마트가 같은 기간 매출 1조4421억원, 영업이익 451억원으로 각각 4.9%, 11.6% 줄어든 성적표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그렇군요. 시장에서는 이마트가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리뉴얼하고 생필품 등을 상시 최저가로 판매했던 전략이 제대로 먹힌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이같은 전략의 바탕에는 지난 3월 회장 취임과 함께 본격적인 사업 혁신에 나선 정용진 회장의 리더십이 있었다고요.
-네, 정용진 회장은 올해 3월 회장 취임 이후부터 이마트의 위기 타개를 위해 '본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강조해왔는데요. 정 회장의 진두지휘 속에서 오프라인 채널인 이마트·트레이더스·이마트에브리데이는 통합 매입을 진행하며 비용 절감을 시작했고 스타필드 마켓 죽전 등 리뉴얼 매장들은 신규 고객들을 끌어모으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는 중입니다. 회사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수익 개선 작업들이 내년에 더 큰 성과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 중입니다.
-이마트가 3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를 발표한 날 또 하나의 희소식이 들려왔다면서요?
-네,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이 마침내 새 투자자 찾기에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SSG닷컴 투자자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은 지난 2018년 10월 신세계그룹과 투자 약정을 맺고 2019년 7000억원, 2022년 3000억원 등 1조원을 투자해 SSG닷컴 지분을 15%씩 보유한 상황입니다. 이들은 2023년 기준 SSG닷컴의 총거래액(GMV)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거나 기업공개(IPO) 관련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신세계가 웃돈을 주고 이들의 보유지분을 다시 사가도록 하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SSG닷컴의 IPO가 지연되자 신세계와 이들은 투자금 회수 방안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는데요. 다행이 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을 단수 또는 복수의 제삼자에게 매도하기로 지난 6월 양측이 합의하면서 분쟁은 일단락된 상황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최근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면서 SSG닷컴이 한숨 돌리게 됐겠네요.
-그렇습니다. SSG닷컴의 신규 투자자로 나선 '올림푸스제일차'는 KDB산업은행, 신한은행, NH투자증권 등 은행권 6곳과 증권사 4곳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입니다. 올림푸스제일차는 기존 FI들이 보유한 SSG닷컴의 지분 30%를 1조1500억원에 양수하기로 했습니다. 주식 양수도 계약은 오는 26일에 진행됩니다.
-업계에서는 올림푸스제일차가 SSG닷컴의 기업가치를 3조원 이상으로 평가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기존 FI들이 SSG닷컴에 처음 투자할 당시 몸값이 3조3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상당부분 회복된 것입니다. 정용진 회장이 지난 6월 SSG닷컴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하고 수익성 확보에 집중했던 전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말 단행된 정기인사를 통해 정용진-정유경 회장 남매의 계열 분리를 공식화했죠. 이런 가운데 앞으로 정용진 회장이 이끌어갈 이마트가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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