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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줄곧 내리막"…해외서 경쟁력 잃어가는 중소 건설사

  • 경제 | 2024-11-15 14:40

중소업체 해외건설 계약건수 2008년 이후 내리막
해외시장 진출 동기, '신시장개척 필요'


중소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실적이 곤두박질친 이유 중 하나로 개발도상국의 경기불황이 거론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더팩트DB
중소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실적이 곤두박질친 이유 중 하나로 개발도상국의 경기불황이 거론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더팩트DB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내 중소 건설사들의 해외건설수주 실적이 매년 줄고 있다. 지난 2008년 72억 달러(15일 오전 기준·한화 10조1275억원)를 정점으로 미끄러지더니, 2018년 이후로는 20억 달러(2조8136억원)를 밑돌고 있다. 전체 해외건설 계약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15.1%에서 지난해 5.2%로 급감했다.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개발도상국의 경기침체다. 대형 건설사들은 '수주 텃밭'이라고 불리는 중동 지역 외에도 미국·중국 등 선진국 진출이 활발한 반면, 이들은 수익성이 낮은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개척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간 개발도상국의 경기불황이 두드러지면서 수주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중소 건설사의 해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제도 홍보 강화를 비롯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5일 국토교통부 해외건설통합서비스에 따르면 중소 건설사들의 해외건설수주 실적은 매년 고꾸라졌다. 2008년 72억 달러에서 1년 새 23.6%(55억 달러)로 줄더니, 2018년부터는 2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18억 달러(한화 2조 5315억)에 그쳤다. 계약건수도 급전직하다. 525건을 기록했던 2009년과 달리 지난해 기준 465건으로 11.6% 감소했다.

해외수주실적이 곤두박질친 이유 중 하나로 개발도상국의 경기불황이 거론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행한 '중소·전문건설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현황·한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의 해외진출 상위 국가는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카타르, 필리핀, 러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다. 반면 중소건설사는 베트남,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일본, 홍콩, 몽골, 캄보디아 등 주로 개발도상국인 것을 알 수 있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대형 건설사의 경우) 상위권 국가 중에서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전통적인 주력 시장이 포함돼 있지만, 미국·러시아 등과 같이 다양한 국가들로 분산돼 있다"며 "중소 건설사는 일본·홍콩을 제외하면 개발도상국으로 이뤄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발도상국 시장은 선진국 등과 비교해 확실한 수익을 담보하기 어렵다. 소규모 공사가 많아 틈새시장 확보 측면에서 중소 건설사들이 진출하고 있다"며 "그러나 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개발도상국 시장의 침체가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 필요성…자금 부족 등 걸림돌 다수

국내 중소 건설사들의 해외건설수주 실적이 매년 고꾸라지고 있다. /더팩트 DB
국내 중소 건설사들의 해외건설수주 실적이 매년 고꾸라지고 있다. /더팩트 DB

중소 건설사들도 개발도상국 이 외에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을 바란다. 그러나 현지 인프라 구축·자금 부족 등 원인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12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은 해외건설시장 진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미수금 수령, 현지 여건·법제도 조사, 현지 협력업체·노무관리, 투자자본금 마련, 보증기간 하자보수 등이 해외진출에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입찰 심사 요건을 충족하기도 벅차고 전문인력 수급도 어렵다. 후속사업 연계도 쉽지 않다.

해외로 나가려는 이유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서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이들은 시장 다변화·매출 규모 증대를 위해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국내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국내시장 변동을 대응하기 위해서도 이유로 꼽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해외시장 활로를 열어주기 위해 정부 기관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건설시장 진출 관련 20여 개의 지원사업이 마련돼 있다. 일례로 해외건설협회에서는 '시장개척 지원사업', '해외건설 전문가·세무·법률컨설팅 지원사업', '해외건설현장훈련(OJT) 지원사업' 등을 수행·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인프라개발정책 역량강화 석사학위과정,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사업 등 제도도 있다.

그러나 시장개척 지원사업 등 일부 제도를 제외하면 인지도가 낮아 활용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사업과 인프라개발정책 역량강화 석사학위과정 등은 다른 지원제도 대비 인지도가 낮았다"며 "관련 지원제도에 대한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 또 발주사업 정보 구득, 개발·연구 인력 관련 제도 신설도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해외직접투자와 해외공적원조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편협한 개발도상국 시장을 벗어나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에서의 경험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전략적인 해외공적원조를 시행해 이들이 해외에서 원청공사에 대한 경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도 부연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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