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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트럼프 2기 대응 포석…현대차그룹, 검증된 사장단 전면 배치

  • 경제 | 2024-11-15 11:45

'최대 실적 견인' 장재훈 사장, 부회장으로 승진
'북미 호실적' 호세 무뇨스, 현대차 경영 전반 담당
美 외교통 성 김 사장 주목


현대차그룹은 15일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을 내년 1월 1일 자로 완성차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6월 '2024 부산모빌리티쇼' 행사장을 둘러보는 모습. /장윤석 기자
현대차그룹은 15일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을 내년 1월 1일 자로 완성차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6월 '2024 부산모빌리티쇼' 행사장을 둘러보는 모습.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받을 영향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통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15일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을 내년 1월 1일 자로 완성차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스페인 출신 호세 무뇨스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이 장 부회장 후임으로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한다.

현대차의 이번 인사 키워드는 '불확실성' 대응이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정권 인수팀은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개국 공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측도 보조금 폐지를 지지하고 있다.

전기차 맏형 테슬라는 세액공제 폐지가 단기적으로는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경쟁 업체에 타격을 입혀 이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7월 "(테슬라) 판매는 약간 피해를 볼 수 있지만, 경쟁사에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 현대차그룹이 마주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고려해 다양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변수가 많아진 상황에서 세심한 대응이 요구된다.

왼쪽부터 현대차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사장, 성 김 사장. /현대차그룹
왼쪽부터 현대차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사장, 성 김 사장. /현대차그룹

업계에서는 장재훈 사장의 부회장 승진과 호세 무뇨스 본부장의 사장 취임, 성 김 고문 사장 취임을 주목하고 있다. 장 부회장 내정자는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현대차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공격적인 사업전략 실행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핵심인 '수소'에 이해도가 높은 점도 승진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올해 초 세계 최대 전자·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에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공개했다. 장 부회장 내정자는 수소 분야 글로벌 CEO 협의체 의장이기도 하다.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하려는 의지는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 내정과 성 김 전 주한미국대사 사장 인사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무뇨스 사장 내정자는 미·중 갈등 영향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된 무역 환경에서, 북미 시장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중국 업체 저가 공세 영향으로 현지 시장 비중이 줄어든 반면 북미 시장이 주요 시장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무뇨스 북미권역본부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토요타 유럽법인과 닛산 미국법인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점도 무뇨스가 현대차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완성차 1위 업체인 토요타와 경쟁과 협력 관계를 맺는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룹 고문인 성 김 전 주한미국대사가 사장으로 합류한 점도 눈에 띈다. 성 김 사장 내정자는 미국 부시와 오바마, 트럼프 1기, 바이든 행정부 요직에 있었다. 미국 국무부를 은퇴한 뒤 올해 초 현대차 고문으로 합류해 글로벌 통상·정책 대응 전략 등을 지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권 인수팀은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 중이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권 인수팀은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 중이다. /AP·뉴시스

기아에서는 최준영 국내생산담당 및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 최 사장 내정자는 전기차 전용 공장 준공 등 미래 모빌리티 중심 오토랜드 전환 전략을 실행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아 재경본부장을 맡은 주우정 부사장은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으로 투입돼 실적 부진 타개와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주 사장 내정자는 대표 재무 전문가로 기아 최고 실적 달성에 이바지했다는 평가가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역량·성과 중심으로 글로벌 차원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며 "대표이사·사장단 인사에 이어 12월 중순에 있을 정기 임원 인사로 성과 중심 과감한 인적 쇄신뿐 아니라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 육성·발탁 등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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