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주조합 전량 청약하면 의결권 지분율 0.5%포인트 앞서
주주 민심 잃었다는 평가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주당 150만원대까지 올랐던 고려아연이 하루 만에 하한가로 직행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 대비 29.94%(46만2000원) 내린 108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24일 113만8000원(종가 기준)으로 '황제주(주당 100만원 주식)' 등극한 후 3거래일 연속 급증했으나 하루 만에 투자 심리가 악화한 모양새다.
고려아연의 하한가 배경은 이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사회를 소집하고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고려아연은 개장 후 약보합세를 이어가다가 오전 11시 40분쯤 이사회의 유상증자 발표 후 하한가로 직행했다. 고려아연은 주당 67만원에 신주 373만2650주를 발행하기로 했다면서 채무 상환에 2조3000억원을, 시설 자금에 1350억원을, 타 법인 증권 취득에 658억원을 쓰겠다고 공시했다. 신주 납입일은 12월 6일, 신주 상장일은 12월 18일이다. 주관은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고려아연의 이번 유상증자 방식은 일반 공모증자 방식으로, 기존 주주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에게 청약의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다만 우리사주조합이 20%(74만6530주)를 먼저 청약할 권리를 갖는다.
시장에서는 이번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를 두고 MBK파트너스(MBK)·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최 회장 측이 MBK와 영풍의 의결권 지분율을 희석하고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우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에서 배정 물량을 전량 청약하면 고려아연의 의결권 기준율은 3.4%가 된다. 이 경우 최 회장 측 의결권 지분율이 36.9%까지 늘어 기존 43.9%에서 36.4%로 희석된 MBK·영풍의 의결권 지분율보다 0.5%포인트 앞서게 된다.
그러나 고려아연 주가가 유상증자 발표 직후 하한가로 직행했기 때문에 최 회장 측의 유상증자에 실망한 주주들의 이탈 여지는 남아 있다. 고려아연 주가가 더욱 내려가면 MBK·영풍이 또다시 공개매수를 열어 주주들의 지분율을 끌어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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