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X 청산, 수익성이 발목 잡아
일각서 재원 마련용 분석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올해 상반기 적자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산업 밸류체인에 속한 레이블이나 신사업군을 최근 정리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고 있지만, 실적은 물론 주가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투자자들의 낮아진 눈높이도 만족시키지 못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의 과거 문어발식 확장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와중에 지난 8월 청산을 발표한 댄스레이블 'YGX'를 두고 매각이 아닌 폐업 수순을 밟은 이유가 재조명되고 있다. YGX가 방송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유명 댄서나 배우 등을 배출하고 그간 성과도 냈던 레이블인 만큼 매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했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일부 나온다.
28일 YG엔터테인먼트와 연예계 등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월 YGX의 해산을 결의하고 다음 달인 8월 YGX를 청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앞서 8월 공시된 YG엔터테인먼트 올해 반기 보고서에서도 YGX의 청산 계획이 공개됐다. YG엔터테인먼트는 매각 예정 처분 자산집단과 중단 영업 부분에 YGX의 자산과 부채를 공개하면서 "9월 중 청산을 완료할 예정이다"고 공시했다.
10월 기준 YG엔터테인먼트는 YGX의 청산 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YGX의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 스레드와 인스타그램 등은 모두 폐쇄되거나 비공개 처리됐으며 유튜브 채널은 접속이 가능하지만 2년 전 이후 영상을 올리지 않고 있어서다. YG엔터테인먼트 서울 합정동 사옥에서도 YGX 간판이 걸려 있던 자리에 YG트레이닝센터 간판이 새롭게 걸려 있다. 사실상 폐업 수순을 마친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YGX의 청산에 다소 의아한 시각을 보낸다. YGX는 YG엔터테인먼트가 그간 공들인 양과 질이 다른 자회사보다 높았던 핵심 계열사였기 때문이다. 특히 YGX는 댄서 출신인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의 애착을 통해 설립된 곳으로 모회사인 YG엔터테인먼트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사세를 확장해 왔던 곳이다. 실제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2018년 YGX 설립 당시 "아무래도 제가 댄서 출신이다보니 댄스 아카데미는 YG엔터 설립 이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고 언급하는 등 애정을 드러내 왔다.
2018년 설립된 YGX는 댄서 매니지먼트와 아카데미 사업을 주로 담당한 YG엔터테인먼트 종속회사(지분 93.33%)였다. YGX 소속 댄서들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의 안무를 창작하거나 콘서트 무대에 함께 오르며 좋은 시너지를 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에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YGX 소속 댄서들이 'YGX'라는 팀명으로 출연하며 높은 화제성과 인지도를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높은 인지도와 잠재력을 갖췄기 때문에 인수합병 시장에 내놓아도 원매자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결국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익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적자 중인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나, 모회사인 YG엔터테인먼트도 올해 보릿고개를 넘고 있고 YGX의 매출 또한 크게 줄면서 제값을 받고 매각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YGX의 청산 전 마지막 실적이 공개된 YG엔터테인먼트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YGX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9억2533만원으로 전년 동기(28억3338만원) 대비 무려 67.34% 급감했고, 같은 기간 순손실은 7억원에서 8억2000만원까지 늘어났다. 영업을 하면 할수록 손실을 보는 구조가 된 셈이다.
이에 시선은 YG엔터테인먼트가 핵심 계열사 YGX를 청산한 이후인 올해 하반기부터 수익성을 낼 수 있을 지로 쏠릴 전망이다. 다만 올해 엔터테인먼트업계 전반적인 업황 악화로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고, 블랙핑크를 이을 우량주의 부재, 올해 들어 신저가 역사를 경신한 주가 역시 10월 들어서도 연일 2만원 후반과 3만원 초반대에서 횡보하면서 부진의 길이가 당분간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YGX를 품어줄 곳을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매각에 소요되는 시간이나 비용보다 재산을 정리하고 법인을 청산하는 게 오히려 낫다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손실을 냈던 계열사를 정리하고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YG엔터테인먼트의 선택이 향후 실적과 주가를 반등시킬 기폭제가 될지 여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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