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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글로벌 확장에도 뼈아픈 법인 손실…성과 언제쯤

  • 경제 | 2024-10-24 00:00

원종규 사장 취임 후 해외수재 비중 확대
스위스·미국법인 적자 지속…"현지 시장 진출 가속화"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수재 비중을 30%대까지 확대한 가운데 해외사업에서 수익성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리안리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수재 비중을 30%대까지 확대한 가운데 해외사업에서 수익성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리안리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국내 유일 전업 재보험사 코리안리가 해외사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의 포화상태에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다는 판단이다.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수재 비중을 30%대까지 확대한 가운데 해외사업에서 수익성 제고에 주력할 전망이다. 다만, 스위스법인과 미국법인 등 해외법인이 여전히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두 법인의 흑자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글로벌 재보험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수재 보험료 비중은 전체 수취보험료의 31.5%로, 1년 전(25.4%)보다 6.1%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해외수재는 2조6400억원으로 전년(2조4670억원) 대비 7% 증가했다.

코리안리가 해외 진출을 본격화 한 시기는 2013년 원종규 사장의 취임과 연결된다. 원 사장은 국내 보험 시장이 정체됐다고 판단해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원 사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에서 성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2020년까지 매출 포트폴리오의 50%를 해외시장에서 거둬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원 사장은 영국 로이즈 현지법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지점, 두바이지점, 스위스 현지법인, 중국 상해지점, 콜롬비아 보고타주재사무소 등 6개의 해외 거점을 차례로 세웠다.

해외사업에 집중한 2019년에는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코리안리는 2019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2510억원, 순이익 1912억원을 거뒀다.

2020년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미주 지역에 점포를 내며 영업을 확장했다. 국내 보험사 최초로 라틴아메리카 지역 진출을 위해 2020년 2월 콜롬비아 보고타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미국도 사업을 점차 넓히고 있다. 2021년에는 기존에 존재하던 뉴욕 사무소를 폐지하고 현지 뉴저지에 보험중개법인을 설립했다. 미국 재보험 시장은 해외 재보험 시장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재보험사 거점으로 꼽힌다. 특히 중개법인은 보험영업법인이나 지점과 마찬가지로 대면영업이 가능하며 재보험 물건 중개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창출한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설립할 수 있는 점이 이점이다.

코리안리는 2030년까지 해외 비중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해외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결과 지난해 기준 유럽, 북미, 극동아지역의 비중도 각각 20% 초반으로 비슷해졌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올 상반기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더팩트 DB
코리안리는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올 상반기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더팩트 DB

다만, 일부 해외법인이 적자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원 사장은 내실을 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재보험자 중 13위를 기록했다. 현재 코리안리는 중국 홍콩, 영국 런던, 스위스 취리히, 미국 뉴저지에 각각 하나씩 모두 4개의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원 사장의 해외사업 적극 확장으로 진출 국가 수가 늘고 해외에서 거두는 보험료 규모도 커졌지만 이익을 내기엔 아직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해외법인 4곳은 2019년 적자 전환 이후 순손실을 이어갔다. 순손실 규모는 2019년 23억9000만원에서 2020년 58억7000만원, 2021년 246억5000만원으로 불어났다.

2015년 설립한 영국법인은 2022년 이후로 흑자를 냈으나 2019년과 2021년 세운 스위스법인과 미국법인은 아직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두 곳 법인의 지난해 순손실은 약 96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두 곳은 모두 27억원 정도의 순손실을 냈다. 특히 영국, 미국, 스위스의 현지법인은 코리안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는 해석이다.

특히 코리안리는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올 상반기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원 사장은 하반기 실적 회복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코리안리는 올 상반기 별도기준 순이익 155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42.2% 줄었다.

이와 관련 코리안리는 해외 지점의 현지 시장 진출 가속화, 신사업 적극 발굴 등으로 실적 안정화를 꾀할 계획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라 자연재해 관련사고의 빈도 및 심도가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해 비자연재해 재보험수재로 매출 다변화, 현재까지 진출하지 않은 신시장 공략 및 신상품으로 포트폴리오 확장, 해외 지점의 현지 시장 진출 가속화, 하드닝 마켓 상황(재보험 수요 증가로 재보험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해외법인 실적과 관련해 "스위스법인의 경우 최근 이례적인 자연재해(유럽 홍수, 해일 등) 빈발로 실적이 부진했다. 비자연재해 재보험 수재 확장을 통해 실적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지역별로 누적을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라며 "미국법인의 경우 아직 설립 초기라 고정비 지출의 비중이 높은 상태다. 신사업을 적극 발굴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실적 안정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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