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진델핑겐 센터, 하루 평균 3회 충돌 테스트 진행
[더팩트ㅣ진델핑겐(독일)=최의종 기자] 22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안전기술센터(TFS). 회색 콘트리트 바닥에 데이터 전송용 케이블이 달린 EQS 모델이 주차돼 있었다. 차량 앞에는 알루미늄과 철로 돼 있는 배리어(장애물)가 있다.
신호를 받아 시속 64km로 달리기 시작한 차량은 곧바로 배리어와 충돌했다. 운전석에는 성인 더미가, 왼쪽 보조석에는 아동 더미가 있다. 차량은 앞부분이 파손되면서 오른쪽으로 밀려났고, 차량에 충돌된 배리어는 파란색으로 돼 있는 알루미늄 부분이 찌그러졌다.
현장을 찾은 메르세데스-벤츠 소방 담당 직원이 화재 여부를 확인하고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뒤이어 현장을 찾은 직원이 전압을 확인한 뒤 다시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전압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차문 손잡이 부분은 튀어나와 있었다. 마르셀 브로드벡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충돌시험 엔지니어는 "차문 손잡이 부분이 튀어나온 것은 운전자가 쉽게 차량에서 탈출하거나 구조요원이 진입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드벡 엔지니어는 성인 더미와 아동 더미가 있던 운전석과 왼편 뒷좌석만 에어백이 작동한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는 충돌이 한 번 있어서 더미가 있는 쪽만 에어백이 펼쳐졌지만, 실제 상황에서 추가 충돌이 있을 수 있기에 오른편은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로드벡 엔지니어는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하부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전기차가 외부 충격을 받아도 배터리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서바이벌(생존)' 공간을 충분히 마련했다는 것이 메르세데스-벤츠 설명이다.
충돌 테스트가 진행된 차량안전기술센터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메르세데스-벤츠 의지가 담겼다. 총면적 5만5000㎡에 달하는 센터는 2017년 만들어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수백만유로를 투입해 3년에 걸쳐 이 센터를 만들었다.
차량안전센터는 다양한 방향으로 충돌 테스트를 할 수 있는 트랙 1, 2와 배터리와 감속 테스트를 진행하는 트랙 3 등으로 이뤄져 있다. 중앙부에는 다양한 각도의 충돌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최고 속도 시속 120km로 시험이 가능하다.
차량 안전 개발에 있어서 충돌 테스트가 필수라는 것이 메르세데스-벤츠 설명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테스트 차량 성숙도를 따질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하루 평균 3회, 최대 5회 충돌 테스트를 진행한다. 1회당 여러 시나리오에 따라 150번 테스트가 실시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65년 전부터 안전에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율리아 힌너스 충돌 안전 엔지니어는 "65년 전부터 충돌 테스트를 실시했고, 사고 관련 연구도 55년 역사를 갖고 있다"며 "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해 안전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안전 전략은 '완전한 안전(Integral Safety)'이다. 주행에 대한 안전뿐만 아니라 가능한 충격을 대비하는 것과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 충돌 이후 돕는 방안 등까지 고려하는 전략이다. 총체적 접근 방식으로 단계별 안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했다.
힌너스 엔지니어는 "법적 요건과 소비자 안전 등급, 내부 요건 등을 기준으로 다양한 충돌 시나리오를 세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내부 요인에서 특히 전기차 고전압 시스템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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