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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파업 장기화…슈퍼사이클에 '찬물' 우려

  • 경제 | 2024-10-17 10:47

노조, 3차 협상 결렬시 '총파업' 예고…인도 지연 등 피해 지속되면 하반기 실적 하락

조선업계 임단협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지만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 조선 계열사들의 노사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더팩트 DB
조선업계 임단협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지만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 조선 계열사들의 노사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조선업계 임단협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 등 HD현대 조선 계열사들의 노사 갈등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사측이 업계 최고 수준의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노조가 이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 차질로 인한 인도 지연 등의 피해가 지속될 경우 하반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조선계열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조선·HD현대삼호조선) 노조는 전날인 16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사흘간 연속 공동 파업을 단행하기로 했다.

노조 측은 16일 오후 1시 반부터 4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했으며 17일에는 4시간, 18일에는 오전과 오후 포함해 7시간 부분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지난 8월 28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과 함께 단행한 3시간 파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0차례 파업을 했다.

국내 '빅3' 조선사 중 임금단체협약이 마무리되지 않은 조선사는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한화오션은 지난 11일 조합원 투표를 거쳐 기본급 11만7404원 인상, 타결 일시금 및 상생격려금 370만원 제공의 조건으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기본급 12만1526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일찌감치 임단협을 완료했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보다 높은 조건으로도 임단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사측은 기본급 10만2000원 인상, 격려금 400만원을 1차 제시안으로 냈지만 노조가 반려했고, 이후 2차 협상안으로 기본급 12만2500원 인상, 격려금 400만원, 상품권 30만원 등 조건을 상향했지만 이조차도 노조가 거절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15만9800만원 인상,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임금피크제 폐기 등을 내세워 사측과 입장 차가 현저히 큰 상태다.

여기에 파업 과정 중 물리적 충돌도 나타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0일 4시간 부분파업 준비 과정에서 사측이 파업 중 물리력을 동원해 진압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경비대의 폭력으로 인해 조합원이 부상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노조의 불법 행위에 대응한 정당한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HD현대중공업이 부분파업이 종료되는 10월 18일 3차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하루 전체 파업 혹은 총파업으로 수위를 올린다는 방침이다.

총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생산 차질로 인한 선박 인도 지연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슈퍼 사이클로 진입한 상태라 더 높은 수익을 내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조선·해양 부문의 수주목표 72억달러(약 9조7200억원) 중 현재까지 68억달러(약 9조1700억원)를 수주하면서 목표치의 94.4%를 달성했다. 최근 조선업의 수익성 지표인 신조선가지수도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달 말 클락슨리서치 신조선가지수는 189.96으로 이전 최고였던 2008년 9월 191.6에 근접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제시안이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인데다 대다수 조합원들이 교섭 마무리를 원하는 만큼 임단협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동종사 최고 수준의 2차 제시안을 전달했으나 노조가 교섭 잠정 중단을 선언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원만한 합의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노조가 신속히 교섭에 복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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