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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부는 유통업계, 비용 줄이기 사활…"나 떨고있니?"

  • 경제 | 2024-10-16 10:50

소비침체 장기화되자 타격 커진 유통업계
희망퇴직, 사옥이전 등 통해 전방위 비용 절감 나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서울 중구 수표동 시그니쳐타워(좌측 상단 붉은색 네모)에 있던 사무실을 지난 7월 강동구 천호동 이스트센트럴타워로 옮겼다. /더팩트 DB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서울 중구 수표동 시그니쳐타워(좌측 상단 붉은색 네모)에 있던 사무실을 지난 7월 강동구 천호동 이스트센트럴타워로 옮겼다. /더팩트 DB

[더팩트 | 문은혜 기자]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자 유통업계가 사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구조조정을 시행 중이다. 대형마트와 면세점,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온라인 이커머스까지 사옥을 옮기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비용 절감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1988년 법인 설립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 시행에 나섰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15일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 시행을 알렸다. 만 45세 이상 사원 또는 현 직급 10년 이상 재직 사원이 대상이다. 코리아세븐은 희망퇴직 대상자에게 18개월치 급여와 취업 지원금, 자녀 학자금 등을 지급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과 관련해 "중장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유통 계열사의 희망퇴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롯데쇼핑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맡고 있는 롯데온이 지난 6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8월에는 롯데면세점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온과 롯데면세점, 세븐일레븐은 업황 악화로 장기간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계열사들이다. 롯데온은 지난 2020년 출범 이래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냈고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호황에도 불구하고 업계 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2022년 48억원에 이어 2023년 551억원 등 2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441억원 적자를 냈다.

신세계그룹도 올해 들어 여러 계열사들이 희망퇴직을 받았다. 그룹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맡고 있는 G마켓은 2021년 신세계그룹 계열로 편입된 이래 지난달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정규직 중 근속 2년 이상 직원이 대상이었다. 오프라인 계열사인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지난 3월과 6월 각각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들 역시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G마켓은 지난 2022년 이후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유통업계가 고물가로 인한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진은 손님 없이 한가한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내부 모습. /뉴시스
유통업계가 고물가로 인한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진은 손님 없이 한가한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내부 모습. /뉴시스

소비침체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희망퇴직은 물론이고 사무실 임차 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 사옥을 옮기거나 이전까지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의 또다른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은 현재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에 있는 본사를 옮길 계획이다. 후보지로는 임차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서울 영등포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 역시 법인 설립 이래 영업손실이 누적되고 있어 비용 절감이 시급한 상황이다.

롯데그룹에서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본사에 있던 롯데온이 지난 7월 사무실을 강남 테헤란로로 옮겼고 같은 달 코리아세븐은 중구 수표동 시그니쳐타워에서 강동구 천호동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국내 1세대 이커머스로 꼽히는 11번가는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에 있던 사무실을 지난달 경기도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옮겼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이 유통업계인 만큼 위기를 넘기기 위해 비용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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