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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사위 윤관, 유명 연예인 아내 자녀 학비·아파트 제공…무슨 관계?

  • 경제 | 2024-10-14 00:00

"지인과 사적 관계 유지…학비 등 생활비 지원"
'사적 지인'으로 유명 연예인 아내 지목돼
"이해관계 미국에" 윤관 주장 '흔들'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지난 2018년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에서 이동하고 있다. /더팩트 DB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지난 2018년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에서 이동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이성락 기자] 병역 면탈, 과세 회피 등 각종 의혹에 휘말린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로부터 상당 기간 자녀 학비 등 경제적 지원을 받은 '사적 지인'으로 유명 연예인의 아내 A씨가 지목되고 있다. 윤관 대표가 A씨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면 그동안 123억원(2016~20년 누락)의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기 위해 자신의 이해관계 중심지, 항구적 주거지를 미국으로 제시해왔던 그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위이자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인 윤관 대표는 유명 연예인의 아내 A씨와 10년가량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윤관 대표는 자녀 학비를 포함한 생활비를 전달하는 등 A씨를 경제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파악된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한때 두사람 간 비즈니스 논의가 이뤄져 사업적 파트너로 비칠 수는 있으나 실상은 어떠한 사업적 교류 흔적도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관계가 장기간 지속됐고, 때때로 동선이 겹친 적도 있어 의아함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윤관 대표가 A씨 자녀의 학비를 지원한 것은 단순한 지인관계를 넘어 상당히 긴밀한 관계로 지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경제적 지원 내용은 종합소득세 추징에 불복해 윤관 대표가 청구했다가 기각된 조세심판원 결정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말 공개된 결정문에서는 "윤관 대표가 2010년경부터 2019년경까지 국내에서 지인과 사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 해당 지인과 그 자녀에게 학비 등 생활비를 지원했다"고 못박고 있다.

취재진은 관계자 증언을 토대로 조세심판원 결정문을 검토했고, 실제로 윤관 대표가 제주에 있는 국제학교로 학비를 송금했다는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 윤관 대표와 구연경 대표의 자녀들은 제주 소재 학교에 다닌 적이 없다. 더구나 2018~19년 송금 내역에는 수취인 이름의 이니셜이 기재됐는데 이는 A씨의 자녀 이름과 동일하다. A씨와 자녀들은 현재 해당 국제학교 인근 10분 거리에 거주하고 있다.

윤관 대표가 A씨에게 무상 지원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 /더팩트 DB
윤관 대표가 A씨에게 무상 지원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 /더팩트 DB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학교의 1인 학비는 연간 3000만~5000만원에 달한다. 당시 윤관 대표는 BVI 법인 계좌에서 돈을 빼 중국계 동업인을 통해 A씨 자녀에게 학비를 송금한 것으로 보인다. 윤관 대표가 학비와 생활비로 A씨에게 지원한 금액은 10억원이 넘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윤관 대표는 A씨에게 아파트를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관 대표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마크일레븐컴퍼니를 통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를 매입, 2016년부터 A씨가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아파트 무상 제공 내용 역시 조세심판원 결정문에서 일부 언급된다. 취재진이 현장을 수차례 방문한 결과 현재 A씨가 해당 아파트를 활용하진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재계 안팎에서는 윤관 대표를 둘러싼 의문의 사적 지인, 금전적 지원 내용이 지속해서 거론돼 왔다. 그 당사자 중 한명으로 특정 인물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해당 인물을 구체화하는 이유는 기각 결정에도 재차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국내에 이해관계를 두지 않는 미국 체류 외국인인 내가 한국에서 종합소득세를 낼 이유가 없다"는 윤관 대표의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장기간 경제적 지원이 아깝지 않은 긴밀한 관계의 인물이 국내에 있었다면 윤관 대표의 '중대한 이해관계 중심지'를 국내로 볼 여지가 크다는 얘기가 된다.

현재 윤관 대표는 서울 강남구 한 빌딩에 사무실을 두고 투자 관련 직업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투자처의 70% 이상은 국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적 이해관계 중심지가 국내인 상황에서 A씨의 등장으로 인적·개인적 이해관계 중심지마저 국내였음이 더욱 명확해지는 셈이다. 한 조세 전문 변호사는 "미국에서 이보다 더 밀접한 인적·경제적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윤관 대표의) 중대한 이해관계 중심지는 국내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관 대표는 123억원 규모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기 위해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더팩트 DB
윤관 대표는 123억원 규모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기 위해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더팩트 DB

이외에도 윤관 대표는 자신의 명의로 수십억원대 강남권 최고급 빌라(가족 제공) 전세 계약을 16년째 유지하고 있다. 수억원짜리 서울의 모 호텔 회원권을 보유했고, 재계 사교 모임인 '박물관의 젊은 친구들'에 참여하는 등 국내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윤관 대표가 A씨에게 경제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다양한 측면을 서로 공유했다면 가족과 A씨가 함께 머무르고 있는 국내에 윤관 대표가 항구적 주거를 두고 있다는 의견에도 더욱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

앞서 윤관 대표는 "한국은 여러 출장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 과정에서 윤관 대표의 주장은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진행된 4차 변론기일에서는 윤관 대표가 자신의 항구적 주거지라고 밝힌 미국에서 세무 신고를 할 때 정작 주거지를 '일본'으로 기입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납세 의무를 지지 않으려 한국에서는 '미국 거주자', 미국에서는 '일본 거주자' 행세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사실이다.

윤관 대표는 과거 병역 의무를 면탈하기 위해 위조 서류를 통해 과테말라 국적을 만들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윤관 대표는 2004년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한 이후 이를 바탕으로 영주권에 이어 2011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는데, 과테말라 국적 자체가 위조된 것이라면 '미국인 윤관' 역시 성립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윤관 대표가 목적에 따라 국적을 취사선택하는 '택스 노마드(세금 유목민)'일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A씨 측은 윤관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고 있다. A씨는 윤관 대표에게 경제적으로 지원받은 사실을 인정할 경우 세금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A씨 언론대리인은 △윤관 대표와의 구체적인 관계 △자녀 학비를 지원받은 이유 △아파트 지원 사실 여부 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법무팀과 논의한 뒤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계속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 열흘 동안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았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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