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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삼성·LG전자, 잔혹한 3분기에 실적 한파…개선 가능할까

  • 경제 | 2024-10-13 00:03

삼성·LG전자, 4분기에도 시장 환경 어려워
막 내린 긴축…한은, 기준금리 연 3.25%로 0.25%포인트 인하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가 지난 8일 다소 부진한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더팩트 DB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가 지난 8일 다소 부진한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더팩트 DB

☞<상>편에 이어

[더팩트 | 정리=황원영 기자]

-다음은 전자 업계 실적 소식입니다. 삼성과 LG가 지난 8일 나란히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죠. 잠정 실적은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수치입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두 회사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는데요. 먼저 삼성전자는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의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6.66% 증가, 영업이익은 12.84% 감소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매출 17.21%, 영업이익 274.49% 증가했는데요. 매출이 분기 사상 최대치로 집계된 데다, 전년과 비교해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시장 컨센서스(증권가 실적 전망치 평균)인 매출 80조9000억원, 영업이익 10조7700억원에는 훨씬 못 미치는 실적이었습니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날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업계는 전통 D램 출하 부진과 파운드리·시스템LSI 적자폭 확대 등을 실적 부진의 이유로 꼽고 있는데요. 현재 훈풍을 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진입이 늦었던 것에 대한 벌을 받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잠정 실적 발표 후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내고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 삼성은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든 도전과 혁신, 극복의 역사를 갖고 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며 고개를 숙였죠.

-LG전자도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3분기 실적을 기록했던데요.

-맞습니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22조1769억원, 영업이익 7511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는데요. 당초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현실화되지 않았고, 전분기 대비 37.3%, 전년 동기 대비 20.9%나 급감한 영업이익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매출이 4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보이며 3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한 점은 위안거리인데요. LG전자는 "하반기 들어 급등한 물류비·마케팅비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4분기에는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장담할 순 없습니다. 어려운 시장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물론 3분기보다는 긍정적인 편입니다. 삼성전자는 D램 출하 수요가 일부 회복하고,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며 10조원대 영업이익 회복이 유력한 상황인데요. 장기적으로 엔비디아에 5세대 HBM 'HBM3E'를 공급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LG전자의 경우 대체로 4분기에 마케팅 비용이 더욱 증가하며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는데 B2B 확대, 구독 강화 등 체질 개선의 성과가 반영되며 기존 '상고하저'의 실적 패턴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네요.

-그렇군요. 이달 말 예정된 3분기 확정 실적 발표 이후 두 회사가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도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38개월 만에 끝난 긴축의 시대…피벗 왔지만 영끌족은 한숨

-마지막으로 금융권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국내 기준금리가 38개월, 즉 3년 2개월 만에 인하됐죠.

-그렇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했는데요. 이로써 기준금리는 연 3.25%가 됐습니다. 지난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통화긴축 기조를 마무리하고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것입니다.

-38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내수 부진은 이어지고 있는 점 등이 금리 인하 배경이 됐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 올랐습니다. 이는 한은의 목표치 2%를 하회한 수치입니다.

특히 내수 부진이 금리 인하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2% 역성장했습니다. 분기 기준으로 마이너스 성장은 지난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입니다. 이 외에도 미국 연준의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 단행, 가계부채 상승세 둔화 등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금통위 이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말에도 시선이 쏠렸을 것 같은데요.

-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은 안정세가 뚜렷해졌지만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금리 인하를 통해 긴축 정도를 완화할 필요가 커졌다"면서도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증대됐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여전히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두고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연 3.25%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번 금리 인하에 대한 상황을 살펴보고 신중히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입니다.

-그런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한숨은 여전하단 얘기가 들립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이자가 줄어 차주의 부담도 낮아지는 것 아닌가요?

-통상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권은 대출 문턱을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한 상황에서 대출금리를 내릴 수 없다는 것이죠. 대출 수요를 조절하는 방법 중 가장 직접적인 것이 금리를 조정하는 것인데, 금리를 낮출 경우 가계부채 증가세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실제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와는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3.66~6.06%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지난 6월 말(2.94~5.75%)과 비교해 금리 하단이 0.72%포인트나 상승하고, 금리 상단은 6%대를 돌파하는 등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소식을 듣고 은행에 바로 달려가는 금융 소비자들은 없어야겠네요. 대출 시 은행별 조건과 금리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겠습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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