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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 힘준 한화생명, 금리인하 가시권에 투자손실 불어나나

  • 경제 | 2024-10-10 00:00

'빅컷'에 국내 보험사 자본건전성 악화 전망
한화생명, 해외투자 손실 지속…기준금리 하락 시 수익성 악화 우려도


하반기 금리인하 시 해외투자로 수익을 냈던 생보사가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해외 투자 사업에 주력해 온 한화생명의 투자 손실이 확대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더팩트 DB·한화생명
하반기 금리인하 시 해외투자로 수익을 냈던 생보사가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해외 투자 사업에 주력해 온 한화생명의 투자 손실이 확대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더팩트 DB·한화생명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단행으로 국내 보험사들의 자본 건전성이 더 빨리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하반기 금리인하 시 해외투자로 수익을 냈던 생보사가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해외 투자 사업에 주력해 온 한화생명의 투자 손실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화생명은 보장성 보험 판매 중심 포트폴리오 구축 등으로 견고한 체력을 유지할 것이란 입장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금리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처음 맞는 금리 인하에 보험사들의 수익성과 건전성 등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기준금리 하락 시 운용자산이익률도 하락하면서 보험사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보험사는 계약에 따른 보장 또는 만기 시 보험금 지급을 위해 고객이 낸 보험료를 채권, 주식 등 이익을 낼 수 있는 곳에 투자한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을 경과운용자산으로 나눠 구한 값이 운용자산이익률이다.

보험사들은 장기적으로 채권 등 투자상품을 운용하는데 기준금리 인하 시 시장 전체 금리가 낮아져 기대수익률 자체가 하락한다. 채권 투자비중이 높은 보험사의 경우 이는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으로 연결된다. 생명보험 빅3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삼성생명이 3.29%, 교보생명이 3.11%, 한화생명이 2.6%를 기록했다.

하반기 금리인하 시 생보사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생보사는 손보사보다 만기가 긴 보험상품을 취급해 투자금 회수 기간을 뜻하는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서다. 통상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과 부채의 평가가격이 올라간다. 생보사는 부채 듀레이션이 긴 탓에 부채가 자산 증가 속도보다 빨라진다. 부채가 늘면 순자산 감소로 자본도 감소하고, 자본 감소는 킥스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반기 금리인하 시 생보사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더팩트 DB
하반기 금리인하 시 생보사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더팩트 DB

한화생명, 해외투자 손실 지속…기준금리 하락 시 투자 손실 확대 우려도

이 중에서도 해외투자로 수익을 냈던 생보사가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에 해외 투자 사업에 주력해 온 한화생명의 투자 손실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를 의식하듯 한화생명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을 발행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7월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이어 지난달에도 동일한 채권 6000억원을 발행해 올해 하반기에만 1조원 이상의 자본을 확충했다.

그동안 한화생명은 해외투자손실에 발목이 잡혀 수익성 악화를 겪어왔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IFRS17 별도 기준 6163억원으로 전년 7943억원 대비 22.4% 하락했다. 특히 투자손익에서 2분기 -810억원, 3분기 -2530억원, 4분기 -90억원 등 지속적 손실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투자손익도 904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올 상반기 한화생명의 순이익도 8091억원에서 6673억원으로 18% 줄었다. 별도 기준으로는 3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8% 쪼그라들었다.

투자손익도 하락했다. 지난해 상반기 3490억원의 투자손익을 기록했으나 올해 99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최고글로벌책임자(CGO)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역점을 둔 사업인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의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해외투자를 비롯한 글로벌사업의 성과에 따라 김동원 사장의 입지가 달라질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2022년 9월 1억5500만달러(약2000억원)를 투입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피스빌딩을 매입했다. 같은 해 5월 현지에 부동산 투자 자회사 'DP Real Estate America LLC'를 설립했다. 글로벌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해당 자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1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은 19.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인하 시 자본건전성 개선도 과제로 꼽힌다.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확정치는 지난해 말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의 지난 6월 말 기준 킥스비율은 21%포인트 내린 162.8%를 기록했다.

킥스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자본건전성 지표다. 보험업법상 100%를 넘지 못하면 자본증액요구·신규업무제한 등 조치를 받으며 금융감독원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하반기 기준금리 하락 시 수익성 방어 전략과 관련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장성 보험 판매 중심 포트폴리오 구축 등 안정적인 보험손익 시현을 기반으로, 견고한 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상반기 기준 킥스비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감독당국의 부채할인율 강화에 따른 것으로, 올해 말까지 킥스비율 175%를 타겟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당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보장성 중심의 신계약 CSM 확보는 물론, 요구자산 축소, 필요 시 자본성 증권 발행 등을 다방면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해외 투자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안과 관련해 "지난해 상반기 기준금리가 낮아 투자부문 평가이익이 높았다. 올해는 기저 효과로 인해 지난해에 비해 투자손익에서 차이가 발생했다"며 "자산배분을 통한 보유이원 확대 등 투자손익 체력 증대와 고수익 투자자산을 지속 발굴해 손익 개선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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