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침체와 업황 구조 변화로 유통 3사 '비상'
지난해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올해 인사도 장담 못해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유통업계 인사시즌이 돌아오면서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등 유통공룡 3사의 정기인사 향방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이미 지난해 인사에서 대대적인 쇄신을 단행했지만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침체와 갈수록 몸집을 키우는 온라인 유통 영향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올해 인사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롯데, 현대백화점 등 유통 3사가 빠르면 이달부터 정기 임원 인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가장 빠른 인사를 실시했던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이달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특히 올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승진 이후 단행되는 첫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그룹 내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은 한채양 대표가, 신세계백화점은 박주형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한 대표와 박 대표 모두 지난해 9월 인사에서 새로 선임된 인물들이다.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과 G마켓은 최훈학 대표와 정형권 대표가 각각 이끌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월 갑작스럽게 단행된 수시 인사에서 대표 자리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올해 연말에는 조직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통 계열사 경우 지난해 이미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가 이뤄진지데다 올해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른 정용진 회장의 주문에 따라 사업 성과에 따른 수시인사가 단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전략실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계열사별, 업무영역별로 정밀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수립해 성과를 낸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뒷받침해 주고 그렇지 못한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원 KPI를 직책 중심에서 직위 중심으로 바꾼 뒤 성과와 능력을 바탕으로 필요할 경우 수시인사를 통해 조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 관계자는 "인사 관련해서 현재 일정이나 방향 등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룹 전체가 비상경영에 돌입한 롯데는 오는 11월 말~12월 초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는 이영구 부회장이, 백화점과 마트 등을 영위하는 롯데쇼핑은 김상현 부회장이 맡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정준호 사장, 롯데마트는 강성현 부사장 등이 총괄 중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021년 그룹 순혈주의를 깨고 직접 발탁한 인사인 김상현 유통군HQ 총괄대표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올해가 임기 만료였으나 지난해 말 인사에서 유임됐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는 지난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같은 기간 롯데리아·엔제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의 차우철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와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도 유임됐다. 대표이사가 교체된 곳은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박익진 부사장)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김홍철 전무) 두 곳이었다.
롯데는 지난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에 비해 다소 안정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다만 올해 들어 롯데면세점, 롯데온 등 유통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하거나 사옥을 옮기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서서 연말 정기인사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예년대로라면 인사 시기가 11월 말이나 12월 초일 수 있겠지만 정확한 인사 시점은 사실 누구도 알수 없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2월 정기인사에서 백화점, 홈쇼핑 등 계열사 대표를 모두 교체한 만큼 올해는 안정적인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정지영 사장이, 현대홈쇼핑은 한광영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계열사 대표가 선임된지 이제 1년이 넘은만큼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조직 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지선 회장의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지주사 전환과 더불어 백화점, 홈쇼핑 대표이사 교체가 이었기 때문에 올해는 큰 폭의 변화가 없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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