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개시
영풍·MBK,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또 상향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진행하는 공개매수가 4일 종료되는 가운데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같은 날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섰다. 이에 영풍·MBK 연합은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두 번째로 올리며 다시 공세를 펼치고 있다.
고려아연은 오는 23일까지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함께 자사주 최대 372만6591주(18.0%)를 주당 83만원에 공개매수하는 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자사주 공개매수 수량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응모주식을 모두 매수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이사회와 경영진이 현 상황과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많은 고민과 토론을 거친 결과"라며 "자사주 공개매수 결정은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 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불식하고자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자 영풍·MBK 연합은 지난 3일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13일부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와 동시에 영풍정밀 공개매수도 진행하고 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약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분쟁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영풍·MBK 연합은 장씨 집안, 최씨 집안 지분 제외 잔여 물량을 전부 사들인다. 지난달 13일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시작할 당시 공개매수가는 2만원이었다. 지난달 26일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리면서 영풍정밀도 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고려아연은 주식 공개매수 가격과 물량 측면에서 영풍·MBK 연합보다 좋은 조건을 갖췄다. 다만 영풍정밀 공개매수의 경우 영풍·MBK 연합이 추가로 상향하면서 가격 조건은 동일하게 됐고, 물량은 영풍 측이 유리하게 됐다.
영풍·MBK 연합은 이날 개시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이라는 입장이다. 영풍·MBK 연합은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커다란 금전적 손실을 끼치고 재무구조를 악화하는 배임 행위"라며 "이사회 결의만으로 강행하는 점은 상법 위배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가 공식 공시사항이며 금융감독원 신청, 이사회 승인사항이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사회 승인에 따라 또 금감원 신청서와 공고에 나온 대로 전량매수하겠다는 점을 명백히 확약한다"라고 강조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이월 이익잉여금 잔액은 지난 8월에 진행된 중간배당까지 고려하면 586억원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대규모로 자기주식을 매수, 소각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는 3일 "법적으로나 회계적으로 분명하게 6조원 이상 배당 가능 이익이 있으며 이를 통한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고 이미 베인캐피탈과 몇조원에 달하는 충분한 현금을 마련해 공개매수를 시작했다"라며 "저의 대표이사 '직'을 걸겠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시작됐으나 불확실성은 다소 존재한다. 영풍 측은 지난 2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아울러 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에 찬성 결의한 이사진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최 회장 측은 영풍이 신청한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을 기존 법원 결정을 무시한 악의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법원은 영풍이 신청한 최 회장 측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도 같은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가 오는 18일 심문한다.
업계는 이날 주가 흐름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영풍·MBK 연합이 설정한 공개매수가 75만원을 웃돌면 추가 대응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기관투자자가 높은 가격을 기대하며 영풍·MBK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영풍·MBK는 오는 6일까지 대응할 수 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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