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절반 이상 "치킨, 한식 아니다"…해외 반응과 상반
외국에 없는 양념치킨, 주문 즉시 튀기는 조리법 등 강점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우지수 기자] 최근 세계 시장에서 'K치킨(한국식 치킨)'이 인기를 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국인과 가장 가까운 음식 중 하나인 K치킨이 외국인들에게 호응을 얻자 그 이유를 궁금해하는 국내 소비자가 많다. 서울시 관악구에 거주하는 김 모 씨(30대·남)도 그런 경우다. 김 씨는 "치킨이 맛있긴 하지만, 애초에 외국에서 개발됐고 현지인들도 어릴 때부터 접해 온 음식 아닌가"라며 "한국 치킨이 어떻게 외국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식진흥원이 지난해 해외 주요 18개 도시(뉴욕, LA, 도쿄, 홍콩, 런던, 로마 등) 현지인 9000명에게 가장 좋아하는 한식 메뉴를 물은 결과 K치킨을 꼽은 비율이 16.5%로 가장 높았다. 지난달 글로벌 미식 전문 매체 테이스트 아틀라스가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닭요리 순위'에서는 K치킨이 인도 버터치킨, 일본 가라아게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K치킨이 해외에서는 한식을 대표하는 음식이 됐지만, 정작 한국인은 K치킨과 외국 치킨의 차이점을 잘 알지 못한다. 지난해 한식진흥원이 발표한 '2023 대국민 한식 인식조사'에 따르면 '프라이드치킨'이 한식이라고 응답한 국내 소비자는 30%, '양념치킨'은 49%에 불과했다. 이들은 "외국이 원조다", "다른 나라에도 있는 음식이다" 등의 이유로 K치킨이 한국 음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K치킨의 해외 흥행에 궁금증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의문에 BBQ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지금껏 먹어 온 프라이드치킨과 한국 기업이 다시 해석한 치킨은 주재료는 같지만 다른 음식으로 봐야 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K드라마, K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K푸드를 찾는 글로벌 소비자도 늘었다. K치킨을 접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인기가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BBQ 측이 분석한 K치킨의 인기 요인은 크게 '양념치킨'과 '주문 즉시 조리'다. 해외에는 없는 식문화인 양념치킨이 신선함을 줬고 주문 즉시 조리하는 K치킨이 미리 튀겨 둔 해외 현지 프랜차이즈 치킨에 비해 육즙이 더 풍부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해외에는 소스를 치킨에 버무려 먹는 요리가 없다. 튀겨 놓은 닭을 소스에 찍어 먹는 수준의 치킨을 먹어 왔는데 소스가 전체에 묻어 있음에도 바삭하고 육즙이 풍부한 것에 차이점을 느낀 것 같다"며 "해외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는 닭을 미리 튀겨 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데우거나 다시 튀겨 육즙이 빠진 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K치킨은 주문과 동시에 조리를 시작하기 때문에 육즙 손실이 적다. 이런 이유로 현지에서 한국 치킨 브랜드가 맛있다는 인식이 생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냉장 생닭을 사용하는 K치킨 조리법도 해외에서는 장점이 된다. 해외에는 냉동 닭고기를 치킨에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한국보다 많기 때문이다. BBQ의 경우 해외에서 사업을 운영하기 전 생닭을 매장에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냉장 배송체계 구축에 집중한다. BBQ 관계자는 "핏물을 뺀 뒤 불필요한 껍질과 지방을 제거하고 염지하는 준비 과정도 타지에서 BBQ만의 치킨 맛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BBQ는 지난 2003년부터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미국, 캐나다, 파나마, 코스타리카, 대만,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일본 등 57개국에서 7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식음료 전문 매체 '테이스트 오브 홈'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최고의 프라이드 치킨'으로 선정되는 등 현지에서 익숙한 브랜드가 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식은 한국 브랜드가 한국 맛을 한국 레시피(손맛)로 만드는 음식이다. 이런 측면에서 K치킨은 엄연한 한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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