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주춤한 실적 보여
내년 1월 초 임기 만료…하반기 영업력 끌어올릴지 관심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가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그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통합법인 KB라이프생명의 첫 수장을 맡아 지난 2년여간 회사의 안정화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KB라이프생명이 상반기 주춤한 실적을 보이면서 그는 남은 하반기 영업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의 공식 임기는 내년 1월 초 만료된다. 이 대표는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 합병으로 출범한 KB라이프생명의 초대 수장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그룹의 물리적·화학적 결합과 회사의 성장을 위해 힘써왔다.
업계에선 이 대표의 연임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통상 KB금융은 관행적으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2+1(최초 임기 2년, 연임 1년)' 임기제로 1년 연임을 보장해왔다는 점에서다. 다만,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보험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깜짝 인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표는 KB금융그룹 내 재무 분야를 주로 맡은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이 대표는 1991년 KB국민은행에 입사해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지냈다.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CFO)을 거쳐 KB생명보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취임 당시 그는 통합법인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야하는 부담감을 갖고 출발했다. 전산시스템 등 물리적 화합을 비롯한 화학적 결합 여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양사의 통합 작업이 1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이뤄진 탓에 외국계 기업인 푸르덴셜생명이 국내 기업인 KB생명과 조직문화, 영업 방식 등에서 부딪힐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이에 지난해 인사 통합 과정에서 진통을 겪기도 했으나 올해 들어 안정화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산 통합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시 취임사를 통해 "가치 중심 경영의 시작은 항상 고객이고, 공감과 소통을 통해 목표를 향한 도전과 강한 실행력을 갖춰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KB라이프는 호실적을 거두며 합병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 KB라이프생명의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2562억원으로 전년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단순 합산 1358억원 대비 1204억원(89%) 증가했다.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를 위한 단기납종신 중심의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했고 금리 변동에 따른 FVPL(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평가손익이 큰 폭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올 상반기 실적은 다소 주춤했다. KB라이프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8.2% 줄어든 202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해 단기납 종신보험 출혈 경쟁에서 빠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험영업손익은 1597억원으로 전년 동기(1402억원) 대비 13.9% 성장했다.
다만, 보장성을 줄이고 저축성 보험을 크게 늘리며 CSM 악화를 겪고 있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KB라이프 CSM은 3조1446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122억원) 대비 2.1% 감소했다. 반면, 저축성 APE는 481억원에서 2816억원까지 증가했고 연금보험 APE가 2587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KB라이프 관계자는 "금융자산 평가손익 및 외화파생손익 기저효과에 따른 영향"이라며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은 2024년 6월말 기준 313.5%로 업계 최상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의 경영진이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인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지난해 말 4.86%에서 올 6월말 기준 8.34%로 3.48%포인트 상승했다.
이 대표는 남은 임기 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험사들이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이는 대신 수익성 지표에 영향을 주는 보장성 보험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이 대표도 올 하반기 CEO 타운홀 미팅을 열고 "올해 하반기엔 고객과 현장 중심의 차별화된 상품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며 "미래 신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요양사업 고도화, 디지털 기술 도입 등을 통해 KB금융의 핵심 계열사로 고객 풀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 KB라이프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KB라이프는 올 6월말 기준 변액보험 펀드 최근 3개월 수익률이 8.18%를 기록하며 국내 생명보험사 1위를 차지했다. 펀드 순자산은 2023년 1월 통합 출범 당시 5조3451억원에서 2024년 6월 5조9048억원으로 5597억원 증가했다.
10월 중 시니어 건강보험인 '치매간병보험' 출시를 통해 제3보험 시장에서의 입지도 다질 계획이다.
KB라이프 요양사업은 그룹 차원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금융권 최초의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한 바 있다. 현재 평창카운티(실버주택)와 서초 빌리지, 위례 빌리지(요양시설)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 은평, 광교, 강동 지역에 요양시설 3개를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하반기 전략 관련 KB라이프 관계자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예정"이라며 "고객에게 수준 높은 요양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에 전통적인 보험영업을 넘어서 고객의 삶 전반을 케어하는 '일류 생명보험사'로 성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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