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폭염 특수, 야외 활동 대신 시원한 건물로
식음료 부문 매출↑, 가을·겨울 의류는 판매 저조
[더팩트|우지수 기자] 올해 추석 연휴 때늦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국내 백화점 업계가 매출액 특수를 누렸다.
2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지난 14∼18일) 주요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매출액은 지난해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2일)보다 10%가량 증가했다. 업체별 매출액 상승폭을 보면 롯데백화점은 10%, 신세계백화점 12.5%, 현대백화점 10.8%씩 뛰었다.
통상 가을 명절은 가족들과 나들이를 가거나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가 많아 유통 업계 비수기로 꼽힌다. 이번 추석은 이례적인 더운 날씨에 실내 활동 수요가 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올해 추석 연휴는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고 한낮 체감기온은 33~37도를 유지했다.
특히 백화점에서 끼니를 해결한 소비자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단위 방문이 주를 이뤘고 점포 식당가, 푸드코트 매출액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추석 연휴 기간 식음료 코너 매출액이 지난 추석보다 약 35% 늘었다. 지난 5월 리뉴얼한 타임빌라스 수원은 단일 점포 식음료 매출액이 70% 뛰었다. 대표 점포 잠실 롯데월드몰은 연휴 닷새 동안 95만 명 고객이 방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팝업스토어가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초부터 추석 연휴까지 신세계백화점 식당가, 푸드코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7% 성장했다. 추석 연휴 동안 가전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62.7% 증가했고 명품 부문도 12.9% 올랐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요 점포에서 진행한 LG전자 매장 리뉴얼 프로모션이 효과를 내 가전 부문 매출액이 성장했다"며 "가족 단위로 실내 아쿠아리움을 방문하는 등 고객이 늘면서 테넌트 매출액도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경우 더현대 서울, 판교점을 중심으로 고객이 몰렸다. 이 회사 추석 연휴 식음료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1 늘었고 스포츠용품 부문도 18.5% 뛰는 등 호조를 보였다. 압구정본점‧중동점 등 6개 점포는 이달 1~13일 식음료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2% 증가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연휴에 백화점에서 쇼핑과 휴식을 즐기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특히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갖춘 대형 점포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백화점 업계는 추석 이후에도 소비 특수를 이어가려 한다. 무더위에 판매량이 저조했던 가을·겨울 패션 부문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더위가 꺾인 뒤 옷을 장만하는 고객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연휴 상여금 등 소비를 노린 할인전도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2일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두루 사용할 수 있는 '한가위 쿠폰 패키지'를 제공한다. 이달 27일부터는 가을 정기세일, 다음 달 1일부턴 화장품 브랜드 기획전 등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도 오는 29일까지 '도심 속 나들이'를 주제로 패션 부문 할인 행사를 기획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10여 개 패션 브랜드를 30~50% 할인 판매하고 미아점에서는 경량 패딩 등 아우터 의류를 저렴하게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롯데프리미엄아울렛에서 오는 10월 23일까지 아웃도어 브랜드 상품을 최대 70~80% 할인하는 '아웃도어 수퍼위크' 행사를 연다.
이와 관련,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추석 연휴에는 가을과 겨울을 대비하기 위한 코트, 패딩 등 의류 판매 비중이 크다. 그런데 올해는 늦더위 때문에 평소보다 패션 판매량 성장이 더뎠다"며 "백화점 업계가 더위가 꺾일 때 패션 부문 수요가 늘어날 것을 예상하고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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