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연휴에도 경영 구상
4대 그룹, 추석 전후로 내수 시장 활성화 지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추석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각 산업 최전선에서 일하던 4대 그룹의 직원들도 일제히 휴식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4대 그룹 총수들은 추석 연휴에도 위기 극복을 위한 경영 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회사 차원에서는 내수 살리기에 적극 동참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추석 연휴 기간 별도 공식 일정을 소화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온전히 휴식을 취하는 대신, 향후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경영 전략을 구상하는 시간으로 연휴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글로벌 기술 경쟁 심화, 미국 대선과 일본 총리 선거 등 경영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돼 대응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물론 연휴 동안 현장 점검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매년 명절이면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공장을 살펴보고,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임직원들을 격려해 왔다. 지난해 추석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는 동시에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올해 설날에는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을 찾아 공장 건설 현장 등을 살펴봤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초 미 연방 상원의원단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9일에는 수원 디지털시티 생활가전사업부를 방문해 핵심 제품·기술을 직접 점검했다. 생활가전 현장을 점검할 때는 "이건 우리의 독자 기술인가", "우리가 얼마나 앞서 있나" 등 질문을 쏟아내고 "가전사업부가 앞으로 할 일이 참 많다"고 말하는 등 사업부 내 긴장감을 불어넣었다는 후문이다.
최태원 회장의 행보도 관심사다. 그는 경제단체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직을 맡고 있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대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휴 직전인 지난 12일에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 참석하기도 했다. '사회적 가치 페스타'는 사회적 약자, 기후 위기 등 갈수록 심각해지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각 분야 이해관계자의 노력과 성과를 공유하는 행사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현안 점검의 고삐도 한층 더 죄고 있다. 올해 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TSMC 등 빅테크 수장들과 릴레이 만남을 가진 데 이어 지난달까지 총 두 차례 SK하이닉스를 찾아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직접 점검했다. 지난 7일에는 그룹 경영진을 불러 글로벌 경영 환경 점검 회의를 열고 사업·시장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촉을 높이 세우고 기민하게 대응하자"고 당부했다.
최태원 회장은 추석 연휴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과 관련한 준비 상황도 미리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상의는 앞서 체코 경제사절단을 모집했는데, 이 명단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총수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4대 그룹 총수가 일제히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들은 체코 기업인들과 만나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의 협력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총수들이 경영 구상에 몰두하는 동안, 4대 그룹은 '추석 내수 살리기'에 앞장선다. 추석을 앞두고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삼성은 내수 진작을 위해 임직원 대상으로 '추석 맞이 온라인 장터'를 열고 관계사 자매마을 특산품,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생산 제품 등을 판매했다. 장터에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17개 관계사가 참여했다.
SK그룹은 추석 전후로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약 137억원 상당을 구매할 예정이다. 임직원들이 추석 연휴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내수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사용하기 위함이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도 같은 이유로 온누리상품권 각각 250억원, 150억원어치를 구매해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4대 그룹은 연휴를 앞두고 협력사들이 원자재 대금, 상여금 등을 원활히 지급할 수 있도록 납품 대품을 조기 지급했다. 조기 지급 규모는 삼성 8700억원, SK 3272억원, 현대차 2조3843억원, LG 9500억원 등 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한 그룹 관계자는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명절 이외에도 다양한 상생 활동을 지속해서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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