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아리수' 사과 여의도 면전 3배 수준 900㏊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국내 기술로 개발한 사과·배 품종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특정 품종이 점유하던 과일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1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사과 '후지' 62%, 배 '신고' 85% 정도로 특정 품종의 점유율이 높다. 이에 이상기상 피해와 병해충 발생 위험을 분산하고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품종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사과의 경우 30년 전 추석 기간에는 다 익지 않은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색을 낸 '후지'나 숙기가 지나버린 여름사과 '쓰가루'가 유통됐다.
농진청이 1988년 국내 육성 1호 사과 '홍로'와 2010년 개발한 '아리수'로 추석 사과 시장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리수는 탄저병에 약한 홍로를 대체하며 재배면적이 보급 10년 만에 여의도 면적 3배 수준인 900헥타르(㏊)까지 확대됐다.
아리수 뒤에도 관리가 쉽고 맛이 조화로운 사과가 속속 개발됐다. '이지플'은 열매 달림 관리가 쉽고 '아리원'은 단맛과 신맛이 조화롭다. '감로'는 아삭한 식감에 특유의 향을 지니고 있다.
아리원과 이지플은 2020년부터 묘목 업체에 접나무를 공급했고 일부 품종은 판매를 시작했다.
배는 30년 전 추석에 도입종인 '장십랑', '신고' 위주로 유통됐다. 여전히 신고 점유율이 높지만, 현재는 8월 중하순부터 시장에 나오는 국내 육성 배 '원황' 면적이 420㏊ 내외를 유지하고 있고, 우리 배 '신화'는 안성, 천안, 아산 등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183ha까지 재배면적이 늘었다.
특히 신화는 신고보다 당도가 1.5브릭스 높고 병에 잘 견디는 특징이 있어 향후 판매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포도도 30년 전 추석 시장에는 '캠벨얼리', '거봉' 등이 80%를 차지하는 등 유통 품종이 단조로웠지만, 현재는 독특한 향, 식감, 색을 지닌 품종이 개발돼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홍주씨들리스'는 당도 18.3브릭스, 산도 0.62%에 새콤달콤하고 은은한 머스켓향이 나는 포도로 과육이 아삭하고 저장성이 우수해 유통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상주, 김천, 천안 등 포도 주산지를 중심으로 재배면적이 늘고 있다.
'슈팅스타'는 솜사탕 향에 독특한 포도알 색이 특징인 씨 없는 포도로 과육이 단단하고 알 떨어짐(탈립)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새로운 품종 개발뿐 아니라 개발한 품종이 안정적으로 재배되도록 주산지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전문 생산단지 조성, 농가 교육에 힘쓰는 한편 유통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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