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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상>] 현대차 '1억대' 돌파한다…'모빌리티 혁신 기업' 발돋움 착착

  • 경제 | 2024-09-08 00:00

'글로벌 톱티어' 성장한 현대차, 56년 만에 누적 판매 1억대 금자탑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전용부두에서 수출용 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전용부두에서 수출용 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박용환·박병립·최승진·박은평·장병문·허주열·황원영·문은혜·이성락·김태환·이한림·정소양·이중삼·오승혁·최의종·이선영·우지수·이라진·서다빈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정소양 기자] 찌는 듯이 더운 여름도 물러가고, 어느덧 풀잎에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가 찾아왔습니다. 한낮의 태양은 아직도 뜨겁지만, 높아진 하늘과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가을이 문턱에 왔음을 느낀 한주였습니다.

지난주 기업들도 새로운 바람을 맞아 바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우선 현대자동차 소식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 지 56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1억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데요. 2016년 현대차·기아가 합산으로 1억대 고지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현대차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 것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누적 1억대 이상 판매 기록을 세운 브랜드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뿐인 만큼 그 성과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금융권에서는 대출 정책이 화두에 올랐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오락가락 대출 정책을 내면서 은행권 혼란을 가중시키켰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은행권 일각에서는 가계대출을 조여야하는지 풀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통업계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인 무신사와 화장품 유통 1위인 올리브영이 'K-뷰티' 주도권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습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입지를 굳힌 무신사가 다음 사업으로 '뷰티'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올리브영과의 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합니다.

◆ 판매한 자동차로 지구 78번 돈 현대차…대기록 목전

-먼저 자동차 업계 소식부터 들어볼까요. 현대차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누적 판매량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지 56년 만에 이룬 성과인데요. 폭스바겐, 토요타, GM 등 소수 글로벌 자동차 기업만이 이룬 성과를 현대차도 달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글로벌 톱티어 자동차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한 현대차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서서 이동과 관련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모빌리티 혁신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차가 이르면 이달 말부터 1억대 판매 '금자탑'을 쌓는다면서요?

-네, 맞습니다. 자동차 연도별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본격적으로 차량 판매를 시작한 196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9966만대의 판매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436만대, 해외에서는 7530만대를 각각 팔았는데요. 올해 8월 이후 현대차의 공식 판매량이 34만대를 넘긴다면 누적 판매 대수가 1억대를 기록하게 됩니다. 현대차가 매달 국내외에서 평균 30만대 가량을 판매해 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다음 달에는 1억대 돌파가 기정사실인 셈이죠.

-1억대라고 하니 감이 오지 않는데요.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가요?

-자동차 한대 길이를 5m로 가정하고 단순 계산해 1억대를 일렬로 줄세우면 50만km에 육박합니다. 지구 반지름이 6400km임을 감안한다면 지구를 78번 돌 수 있는 길이입니다. 지구와 달 사이 거리가 38만4400km이기에 지구에서 달까지 일렬로 줄 세우고도 차량이 남게 됩니다. 게다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도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누적 판매 대수가 1억대를 넘긴 곳은 독일의 폭스바겐, 일본의 토요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소수에 불과합니다. 이들 기업은 업력은 100년이 넘었지만, 현대차의 경우 불과 56년 만에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판매 실적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현대차의 판매 확대 비결은 무엇인가요?

-판매 기록을 살펴보면 해외 수출을 본격적으로 늘린 2000년대 이후 성장세가 비약적으로 늘었습니다. 현대차의 누적 판매량은 1986년 100만대를 돌파했고, 10년 만인 1996년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달성했습니다. 이후 2003년 2000만대를 달성하고 2013년 5000만대, 2019년 8000만대, 2022년 9000만대 등으로 판매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 1983년 캐나다에 처음으로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1995년 튀르키예에 첫 해외 공장을 세우는 등 유럽·미국·아시아 등으로 발을 넓혀왔습니다. 이후 미국, 중국, 인도, 체코,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세계 곳곳에 공장을 설립하며 연간 375만대(2023년 기준·중국 제외) 생산 능력을 갖추었습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를 통해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공개했다. /서예원 기자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를 통해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공개했다. /서예원 기자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한 '장인 정신'도 영향을 끼쳤다고 들었는데요.

-맞습니다. 현대차는 해외 진출 초기 품질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초반에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싸구려차'라는 인식이 굳어지기도 했는데요. 이를 돌파하기 위해 1991년 국내 최초 독자 개발 엔진인 '알파엔진'을 개발하고 미국, 유럽에 기술연구소를 세우고 기술력 향상에 매진했습니다. 그 결과 2000년대에는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점차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J.D. Power의 초기품질조사(IQS)에서 현대차는 1994년 34개 브랜드 중 33위를 하며 꼴찌를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2012년 18위를, 2014년 이후 10위 이내로 올라섰으며 2015년 이후부터는 1~3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실제 올해 IQS에서는 글로벌 15개 자동차 그룹사 중 현대차그룹(현대차, 제네시스, 기아)이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전동화 차량에 대한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권위 있는 자동차상의 '올해의 자동차상'을 휩쓸고 있기도 합니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5의 경우 북미 올해의 차 등 수상한 상만 16개에 이릅니다.

-현대차의 전동화 차량에 대한 인기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친환경차 라인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현대차와 기아는 1~7월 북미 전기차 시장 누적 점유율 10%대 진입에 성공하면서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했습니다. 50.8%를 기록한 테슬라의 점유율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지만 미국을 호령하는 포드와 GM 등의 브랜드를 앞질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전기차의 일시적 판매 부진인 '캐즘'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네, 현대차는 최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를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화석연료를 활용하는 차세대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연장차(EREV)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완전한 전동화 이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내연기관 인프라를 활용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차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이후 전기차 풀라인업 구축, 배터리 역량 강화를 통한 전기차 경쟁력 확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고도화해 이동 경험을 혁신하겠다는 전략도 소개했습니다.

-자동차 기업인데 소프트웨어 기술 이야기를 낯선 느낌이네요.

-현대차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술 박람회 'CES 2024'에서 사용자 중심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현대차가 목표하는 SDx는 모든 이동 솔루션과 서비스가 자동화·자율화하고, 끊임없이 연결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SDx가 모빌리티 전반에 확산하면 데이터의 축적과 연결을 통해 효율적인 차량 관리가 가능해지고,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집니다. 이를 통해 이동 디바이스, 모빌리티, 로지스틱스를 넘어 도시 전반의 안정적·효율적 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의 개발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SDV는 하드웨어 중심의 현재 차량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아키텍처를 단순화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된 차입니다. SW를 우선으로 염두에 둔 차를 만들면 차량 시스템을 유연하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고, 사용자 경험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마치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무선으로 다운받아 업데이트할 수 있듯, 차량도 SW를 활용해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됩니다.

-1억대 판매 '금자탑'을 쌓은 현대차가 단순 자동차 기업을 넘어서서 이동과 관련한 혁신을 이루는 위대한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네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만큼 앞으로 더욱 도약할 수 있길 바랍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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