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캠핑 업체 라이선스 계약, 3년간 매출액 10배↑
디자인·감성 집중…새로운 브랜드 수요 공략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 어패럴(스노우피크)'을 운영하는 감성코퍼레이션이 고물가, 소비 침체로 아웃도어 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무엇보다 아웃도어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철에 성장한 점이 눈길을 끈다. 스노우피크를 운영하기 전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감성코퍼레이션은 해외 시장 진출까지 준비하고 있다.
스노우피크는 지난 1958년 일본에서 설립된 캠핑 텐트 업체다. 감성코퍼레이션이 국내에서 의류 브랜드로 전개하기 전에는 캠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았다.
감성코퍼레이션은 지난 2019년 스노우피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2020년 2월 스노우피크 브랜드를 통해 국내에서 아웃도어 의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라이선스 계약이란 브랜드(상표) 권리를 사들여 국내에서 제품을 기획, 생산, 판매하는 사업을 말한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타사 라이선스 의류 브랜드는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MLB 등이 있다.
스노우피크 사업을 시작하기 전 감성코퍼레이션은 보조배터리 등 모바일 주변기기 유통 사업을 운영했다. 의류 사업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감성코퍼레이션의 매출액 중 스노우피크의 비중은 92%까지 올라갔다. 감성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현재 스노우피크 외 다른 의류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감성코퍼레이션은 지난 2020년 51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 스노우피크가 성장하며 △2021년 11억원 △2022년 162억원 △2023년 322억원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 매출액의 경우 2020년 164억원에서 지난해 1780억원으로 올랐다. 이 회사 주가는 스노우피크를 선보인 지난 2020년 2월 3일 종가 957원에서 이날 종가 3155원으로 4년 7개월 동안 3배 이상 올랐다.
스노우피크의 이 같은 성장세는 블랙야크, 네파, 밀레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최근 역성장한 것과 상반된다. 블랙야크를 운영하는 비와이엔블랙야크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2022년) 대비 11%, 8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네파는 5%, 49% 줄었고 밀레는 5%, 17% 떨어졌다.
감성코퍼레이션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500억원으로 지난 2022년 4분기 겨울과 같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봄~여름철이 아웃도어 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것과 다른 성장세다. 업계에서는 기존 스노우피크 브랜드 인지도와 새로운 브랜드를 원하는 젊은 층 수요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한 의류 업체 관계자는 "아웃도어뿐만 아니라 의류, 섬유 업계 전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항상 새로운 브랜드를 원한다"며 "스노우피크는 기존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브랜드이기 떄문에 접근이 수월했을 것이다. 캠핑은 계절을 가리지 않아 봄, 여름에도 소비자가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성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스노우피크 주 고객층은 3세대 아웃도어를 선호하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라며 "스노우피크 디자인과 감성 등이 고객 수요에 부합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의류 업계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세 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1970년대 등산 중심 '1세대 아웃도어(노스페이스, K2 등)'와 2011~2014년 여행과 경험을 중심으로 한 '2세대 아웃도어(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최근 등장한 캠핑, 백패킹 등 콘셉트를 차용한 '3세대 아웃도어(스노우피크, 노르디스크 등)'다.
감성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말 기준 백화점, 아웃렛, 대리점 등을 포함해 국내 170개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지난 5일에는 대만 주요 유통사 스타라이크와 협력해 해외 시장을 넓힌다고 밝혔다. 이후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수출을 진행할 계획이다. 감성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대만 시장 확장에 이어 일본 시장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며 "대만, 일본, 중국 등 해외 시장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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