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 120조원 이상 투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가 적극적인 주주환원 등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공개했다. 순이익의 35%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설명했다. 향후 10년간 120조원 이상 투자를 단행하는 중장기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산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상대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를 발표했다.
현대차는 오는 2033년까지 총 10년 동안 연구개발(R&D) 투자와 설비투자(CAPEX), 전략투자 등에 총 120조5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엔진으로 전기 발전을 하고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주행거리연장차(EREV) 개발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특히 현대차가 공개한 밸류업 계획에 이목이 쏠렸다. 현대차는 전 세계 자동차 회사 중 저평가된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이에 적극적을 대응하기 위해 이날 '2024 현대자동차 Value-up(밸류업) Program' 계획서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총주주수익률(TSR) 개념을 도입해 내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주주환원률을 35% 이상 유지한다고 밝혔다. TSR은 주가와 배당금을 고려해 주주가 가져가는 수익률을 의미한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12%를 지향하고, 4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주당 최소 배당금 1만원도 도입한다. 이승조 현대차 재무본부장은 "전동화 전환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으로 수익성 확보가 매우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라며 "투자 확대에도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해 온 만큼 적극적인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행사 이후 주안점이 무엇인지 묻는 말에 "고민을 많이 했다. 주주환원에 대해 배당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 시장 기대 부분을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현대차 밸류업 계획을 A-라고 평가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연 4% 물량 증가에 판매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 높은 한 자릿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달성이 가능하다"라며 "경영진은 꾸준한 주가 상승을 암시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재무상태표를 방만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과 관련이 없는 유휴자산을 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20조원 규모 서울 강남구 삼성동 부지와 KT 지분 5% 등을 처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삼성동에 통합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2016년까지 GBC를 완공하려 했다. 그러나 설계변경과 그에 따른 공공 기여 수준을 놓고 서울시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연내에 새로운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남우 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우리나라 대기업 중에 제일 높은 학점으로 박수를 치고 싶다. 아쉬운 점은 영업이익에 집착하다 보니 일부 자산이 방만하게 관리되는 경향이 있다"며 "향후 산업 환경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미리 대비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주환원 정책을 등한시했던 점을 환기했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현대차가 영업활동을 통해 번 돈을 얼마나 배당, 재투자할지 기준을 설정해 시장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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