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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투자 급한데"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분리 성공 여부에 관심 집중

  • 경제 | 2024-09-02 00:00

글로벌 시장의 원전 수요 확대에 맞춘 투자로 수주 지속 기대
원전 추가 수주 위한 투자금 마련 필요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작한 대형원전 주기기가 배 위에 배치되어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작한 대형원전 주기기가 배 위에 배치되어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더팩트ㅣ오승혁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자회사 두산밥캣을 분리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일의 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적으로 원전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분할하면서 발생하는 자금을 원전 수주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은 지난달 29일 대표이사 명의 주주서한을 각각 발표하며 "사업구조 개편 방향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주주와 시장의 지지를 충분히 얻지 못하면 추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각각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주신교환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의했던 양사가 원점으로 돌아와 합병 가능성을 다시 검토하게 된 것이다.

다만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분할하는 1단계 개편안은 유지하며 오는 2029년까지 5년간 원자로 62기 이상 수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자 자본 마련에 나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의 분할이 성사되면 차입금 7000억원 감소로 재무 지표 개선 효과를 보며 이후 비영업용자산 두산큐벡스·D20캐피탈 지분 등 비영업용자산 처분으로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면 1조원가량의 투자금을 만들 수 있다.

지난달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사업 수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두산에너빌리티가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해외 국가와 국내에서도 여러 건의 원전 수주를 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전 정권의 탈원전 행보로 인해 설비가 노후화된 상황을 극복하고 추가 수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자금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다음달 체코 방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동행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비롯한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관련 기업의 관계자들고 함께 출국해 체코와의 파트너십 강화와 추가 수주 가능성 확대에 힘쓸 예정이다.

하지만, 두산이 사업구조 재편안을 공개한 뒤 금융당국과 주주들의 반발에 직면해 두산에너빌리티의 두산밥캣 분리 성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도 같이 등장한다.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두산밥캣과 적자기업 두산로보틱스의 합병비율이 1:0.63으로 배정해 두산밥캣 기업가치를 저평가했다고 비판한다.

또한 현재 두산밥캣 지분을 14% 보유하고 있는 ㈜두산이 개편 후에는 합병법인의 42%를 확보하게 돼 대주주에게 이익을 집중시킨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금융당국은 이에 지난달 24일과 지난 26일에 두 차례 합병안 정정요구를 하면서 압박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가 정정 지시로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 단계를 밟고 있어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주주총회 일정이 순연됐다"며 "해당 신고서가 금감원에 접수되어야 지배구조개편안을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원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더 많은 수주를 해내기 위해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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