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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열전'서 부진한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에 뒤지는 이유

  • 경제 | 2024-08-29 00:00

신한, 공모펀드·ETF 히트 상품으로 급성장

올해 상반기 신한자산운용이 804억4478만8435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KB자산운용(486억9357만2166원)을 큰폭으로 앞질렀다. 사진은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왼쪽),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신한자산운용, KB자산운용
올해 상반기 신한자산운용이 804억4478만8435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KB자산운용(486억9357만2166원)을 큰폭으로 앞질렀다. 사진은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왼쪽),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신한자산운용, KB자산운용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리딩금융을 두고 오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자회사인 신한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한자산운용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KB자산운용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04억4478만843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5.62% 증가하며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비해 KB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86억9357만216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4% 늘며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냈다. 당기순이익과 증감률 모두 신한자산운용이 KB자산운용을 크게 앞질렀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만큼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지주 계열사인 KB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삼성·신한·KB·한화자산운용 등 5대 자산운용사 가운데 지주 계열사는 신한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2곳 뿐이기도 하다.

1분기만 보면 신한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71억9886만9506원으로 KB자산운용의 162억5870만2397원에 비해 밀렸다. 그러나 신한자산운용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11% 증가하며 KB자산운용(3.65%)을 큰 폭으로 앞섰다.

2분기에는 사실상 KB자산운용이 힘을 쓰지 못했다. 이 기간 신한자산운용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913.74% 늘어난 732억4591만8929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KB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8.36% 증가한 324억3486만9769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신한자산운용의 주요 공모펀드 수탁고도 순증했다. 신한 TDF 시리즈의 경우 온라인 판매 비중 1위를 달성했고 연초 이후 수탁고는 1198억원 증가했다. 또한 신한초단기채펀드는 올해 5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수탁고 8000억원을 돌파했다. 신한달러단기자금펀드는 연초 이후 수탁고 2500억원이 증가했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주요 공모펀드인 퇴직연금 배당 40은 8008억원, 머니마켓 액티브는 8527억원, 스타 미국S&P500 인덱스는 1853억원, 중국본토A주는 383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69% 증가했다. KB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22% 늘었다. /신한자산운용, 더팩트 DB
신한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69% 증가했다. KB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22% 늘었다. /신한자산운용, 더팩트 DB

ETF 순자산총액 역시 KB자산운용이 신한자산운용을 따돌렸다. 신한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ETF 순자산총액은 4조5575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6939억원) 대비 69% 증가했다. 이에 비해 KB자산운용의 같은 기간 ETF 순자산총액은 11조7198억원으로 지난해 말(9조6261억원) 대비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ETF 순자산총액 면에서는 KB자산운용이 앞서고 있지만 증감률에 있어서 신한자산운용이 훨씬 눈에 띄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ETF 사업 활성화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신한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개수는 45개다. KB자산운용은 109개로 집계되며 개수 면에서는 KB자산운용이 앞서고 있다. 그러나 신한자산운용의 ETF 개수가 지난해 말 대비 9개 늘어난 반면, KB자산운용의 ETF는 같은 기간 대비 7개 줄었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상장 폐지된 것을 의미한다.

ETF 히트 상품들이 신한자산운용의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SOL 미국테크 TOP10,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SOL 미국 AI 반도체칩메이커 등을 신규 상장하며 SOL ETF 상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수탁고가 늘어났다. SOL 미국테크 TOP10 ETF의 수탁고는 1374억원으로 ETF 881개 종목 중 185위다.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ETF의 수탁고는 722억원으로 ETF 881개 종목 중 285위 등이다. 주식형 ETF의 경우 수탁고는 1조2658억원 증가, 채권형 ETF의 경우 1조4769억원이 늘었다.

KB자산운용의 주요 ETF 상품들의 수탁고는 신한자산운용과 엇비슷한 모습이다. RISE 200위클리커브드콜 ETF의 수탁고는 1332억원이다. 전체 ETF 881개 종목 중 190위다. RISE 글로벌원자력 ETF의 수탁고는 994억원으로 ETF 881개 종목 중 235위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전체 운용 자산이 전년 대비 약 12조원 늘었다. 아울러 초단기채펀드, 달러단기자금펀드 등의 주요 공모펀드의 실적이 좋다"며 "또한 월배당 ETF 등 주식형 ETF에서의 성적도 우수하다. 해당 부문에서 히트 상품을 많이 선보여 자금 유입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분들이 연금 계좌에서 자신 있게 RISE 브랜드를 선택하실 수 있게 연금 계좌에 적합한 ETF 상품을 최대한 개발, 출시하고 알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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