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회생절차 협의회 앞두고 구영배 대표 '티메프 합병안' 제안
업계에선 실현 가능성 의문 제기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판매자 대금 미정산·소비자 환불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과 위메프가 12일 법원에 자구안을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구영배 큐텐 대표가 제시한 티몬·위메프 합병안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구 대표는 합병법인에 판매자를 주주조합 형태로 참여시켜 사업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나 이미 신뢰를 상실한 플랫폼을 부활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티몬·위메프 판매 피해자들 또한 즉각적인 '피해 보상'이 아닌 '사업 재개'에만 집중된 합병안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에 오는 13일로 예정된 법원 회생절차 협의회에서 어떤 대책이 나오게 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는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법인 합병, 외부투자 유치, 인수합병(M&A) 추진, 구조조정 등 방안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위메프가 제출한 자구안을 기반으로 법원은 오는 13일 정부 유관기관, 채권단 등이 참여하는 첫 회생절차 협의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채권자들에게 자구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2일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승인한 이후 외부 투자 유치, 인수자 물색 등에 나선 상황이었다. 그러나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와 직원 이탈, 회사 신뢰도 하락 등이 이어지면서 자구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구영배 큐텐 대표가 지난 9일 "사업을 정상화하겠다"며 티몬과 위메프 합병안을 들고나오면서 사태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구 대표는 두 회사를 합병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KCCW 신규법인 설립을 법원에 신청한 상황이다. 합병법인에는 판매자가 주주조합 형태로 참여해 이사회와 경영에 직접 관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구 대표는 "티몬, 위메프를 매각해서는 피해 회복이 어렵다"며 "합병을 통해 과감하게 비용을 축소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 신속하게 사업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합병안을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큐텐은 티몬 지분 100%, 위메프 지분 43.2%, 위메프 지분의 29%를 가진 큐텐코리아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때문에 큐텐을 지배하고 있는 구 대표가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를 열어 안건을 통과시킨다면 큐텐 단독 합병안 추진은 가능하다.
다만 최종 합병에는 법원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오는 13일 열리는 회생절차 협의회에서 해당 안건에 대해 어떤 의견이 나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협의회에는 정부 유관기관과 채권단 등이 참여한다.
일단 구 대표가 제안한 합병안에 대해 판매자 중심 채권자들은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는 구 대표의 합병안에 대해 이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구 대표가 소유한 큐텐 전 지분 38%를 포함한 전 재산을 위메프와 티몬에 즉시 증여해 판매 대금 정산 및 소비자 환불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행동도 없이 KCCW 신규법인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판매자 사이트에 공지 및 주주참여 동의여부를 묻는 행위는 실현가능성을 배제한 현재의 의혹들을 덮기 위한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구 대표가 현재 횡령·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만큼 합병안 추진은 무리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구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검찰 차원의 강제 수사가 빠른 시일 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티몬·위메프를 둘러싼 온갖 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들의 혼란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한 판매자는 "피해 구제를 위한 컨트롤타워 없이 여기저기에서 이야기만 난무하다보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미정산에 대한 해결은 고사하고 얼마나 걸릴 지 알 수 없는 대책들만 나오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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