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입원 환자 한달 사이 9배 증가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끝난 줄만 알았던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자가진단키트(이하 진단키트)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2022년 발생했던 진단키트 품귀 대란이 또다시 발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수급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중 관리에 나서고, 관련 업계 또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9일 가격 비교 서비스 다나와에 따르면 8월 첫째주 진단키트의 거래액은 전 주 대비 2385%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신규 확진자가 일 3만명 이상 발생하던 지난 2022년 7월 넷째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판매가격도 급등했다. 7월 넷째주 진단키트 1개당 평균 가격은 734원이었으나 8월 첫째주에는 2056원으로 급증했다.
대용량 제품의 가격도 폭등했다. 한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는 진단키트 40개입 제품을 지난 7월 30일 기준 1만6330원에 판매했으나, 이날 기준 25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10여일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약 16배가량 증가했다.
코로나19 환자가 확산세를 보이면서 진단키트를 찾는 고객 수요가 늘자 자연스레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첫째주 기준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91명이었으나 8월 첫째주에만 861명이 신고됐다. 입원을 하지 않은 환자까지 고려한다면 더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재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세부계통인 KP.3 변이 바이러스다. KP.3 변이는 올해 상반기 유행한 오미크론 JN.1에서 유래한 변이로 JN.1보다 S단백질에 3개의 추가 변이를 갖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행하고 있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모니터링 중이다. 다만, 전파력과 중증도가 증가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진단키트는 변이 바이러스를 진단하는 데 있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스티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단키트가 표적 하는 영역이 변이 바이러스의 변이된 영역에 해당하지 않아 제품의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편의점과 약국을 방문해 진단키트를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도 늘었다. 약국 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케어인사이트가 전국 약국 402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6월 30일~7월 6일 429개였던 판매량은 7월 28일~8월 3일 5850개로 급증했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6월까지만 해도 유리문에 '진단키트 있음'을 붙여놔도 문의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7월 들어 키트를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었다"고 전했다.
편의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 동대문구 한 편의점 점주는 "재고가 있었는데 최근에 다 나갔다"며 "언제 물량이 들어올지 모르겠다. 아직까지 전달받은 바가 없다"라고 답했다.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또다시 진단키트 품귀 대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2년 2월 코로나19 확진자 진단 방법을 PCR에서 신속항원검사 중점으로 변경했다. 그로 인해 진단키트 수요가 늘어났고, 당시 코로나 진단키트는 1개당 4~6만원까지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진단키트 수급 물량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입원환자 수 증가에 따라 코로나19 진단키트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생산·유통 과정 전반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남희 의료기기안전국장은 "약국·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유통상황을 상시 점검해 진단키트가 보다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진단키트 제조업체들도 급증한 수요에 발 맞춰 생산·공급량을 확대하고 있다. 진단키트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을 유의깊게 보고 있고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회사가 수요를 커버할수 있는 생산능력(CAPA)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확산이 되더라도 문제 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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