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리뉴얼로 집객력 높여 매출 늘리기 성공
리뉴얼 비용 등 반영돼 영업익 전년 대비 줄어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오프라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주요 점포를 리뉴얼(재단장) 중인 백화점 업계가 올해 2분기 '외형 성장'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백화점에는 사람들이 몰려 돈을 쓴 것이 증명된 셈이다. 다만 리뉴얼에 들어간 비용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을 높이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업계는 대체 불가능한 오프라인 공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2분기 중에서 올해 최대 매출을 기록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입점 업체 매출까지 포함한 총매출액은 1조7462억원에 달했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던 지난해 2분기 1조7020억원보다도 2.6% 증가한 금액이다.
매출 증대를 이뤄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점포 리뉴얼'이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올해 2월과 6월 차례로 문을 연 '스위트파크'(디저트전문관)와 '하우스오브신세계'(미식전문관)에 고객이 몰리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실제로 스위트파크가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강남점 디저트 매출은 201%, 식품 전체 매출은 약 50% 늘었다. 디저트를 사러 방문했다가 백화점에서 처음 돈을 쓴 신규 고객은 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개 레스토랑이 입점한 하우스오프신세계는 기존 푸드코트보다 좌석을 약 33% 줄였음에도 매출이 한 달 만에 3배 증가했다. 오픈 이후 한 달 동안 연관 구매율(다른 상품 구매로 이어진 비율)은 82%에 달했고 연관 매출액은 21% 늘었다.
롯데백화점도 명동 본점과 인천점을 리뉴얼하고 잠실 월드몰에 팝업스토어를 지속적으로 유치한 결과 집객력이 높아지면서 매출이 늘었다. 올해 2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은 8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영패션, 스포츠 상품군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61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또한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경기침체, 고물가 등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집객'에 열중한 백화점 3사 매출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점포 리뉴얼에 들어간 비용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아쉬움을 남겼다.
신세계백화점의 2분기 영업이익은 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주요 점포 리뉴얼에 따른 감가상각비 등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롯데백화점 영업이익은 9% 줄어든 58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비용 효율화로 판관비는 절감했으나 물가 상승에 따른 고정비 증가,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제 막 점포 리뉴얼에 들어간 현대백화점만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주춤한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업계 리뉴얼 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즐길 거리가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어야만 사람이 모이고 이것이 곧 채널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026년까지 8개 점포 리뉴얼을 추진 중이다. 그중에서도 수원점을 리뉴얼한 '타임빌라스 수원'이 올 하반기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주요점 리뉴얼을 순차적으로 완료해 국내 점포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점포 강화에 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는 올해 초 정기주총에서 "오프라인 플랫폼의 공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더현대서울, 판교점, 중동점,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 등 주요 점포에 2000여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20년 만에 리뉴얼에 들어간 중동점은 오는 9월 정식 오픈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식품관 리뉴얼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09년 이후 15년 만에 대대적으로 확장 리뉴얼 중인 강남점 식품관은 6000여 평의 규모의 국내 최대 식품관으로 재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리뉴얼을 통한 공간 혁신을 이어가는 동시에 점포별 상권에 최적화된 브랜드와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앞세워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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