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11개 증권사 사실관계 파악 나서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미국 주식 주간 거래(데이마켓 오전 10시~오후 4시 30분)가 중단되면서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을 주장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해당 서비스를 중개해 제공한 국내 증권사들의 실태 조사에 나섰다. 이에 증권사들의 책임론이 부각될지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토스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11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중단에 따른 사실관계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증권사는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과 제휴를 맺고 미국 주식 데이마켓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앞서 지난 5일 오후 4시 40분경 블루오션은 국내 증권사들에게 오후 2시 45분 이후에 체결된 거래는 일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아시아 투자자가 주고객인 블루오션의 거래시스템이 주문량 폭증으로 처리 한도를 초과해 장애가 발생했다. 해당 통보로 이날 데이마켓 거래로 발생한 손실과 이익은 모두 말소 처리됐다.
또한 체결 취소 후 매매내용 원상 복구 작업이 늦어지면서 프리마켓까지 거래가 지연됐다. 다수 증권사가 정규장 개장 전까지 롤백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일부 증권사는 작업이 늦어져 자정 넘어서도 투자자들이 거래를 하지 못했다. 매매 정상화는 6일 새벽 1시를 넘겨서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주간 거래를 중개 중인 증권사는 19사로 해당 서비스 차질로 투자자 계좌 약 9만개에서 6300억원의 거래 금액이 취소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3시까지 해당 사태와 관련 접수된 민원은 총 109건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종목 토론실 게시판 등에 '증권사에 고소해야겠다', '보상 어떻게 해줄거냐', '복구 작업(롤백)을 한 것도 말이 안되는데 다른 증권사는 해결할 동안 공지도 안 올라오고 이 증권사에 신뢰를 잃었다'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금감원 민원과 단체 피해 보상 요구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매수·매도의 적절한 시기를 놓쳐 피해가 발생했고 서비스를 제공·홍보한 증권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금감원은 국내 증권사의 과실을 확언하기 어렵다면서도 사실 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사례는 현지 대체거래시스템의 시스템 오류로 인한 일방적 거래 취소로 발생해 국내 증권사의 귀책을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어떤 사실 관계가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다"라며 "증권사와 투자자 간 자율 조정을 우선 추진하는 등 투자자 불만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대체거래소에서 발생된 문제라서 기본적으론 투자자에게 보상이 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이번 일이 대체거래소에서 파생돼 증권사의 과실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투자자들에게 보상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동사에도 민원이 접수되고 있고 내용을 확인 중이지만 현재까진 증권사의 과실이라든지 고의라든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애초에 대체거래소에서 발생한 문제이기에 증권사의 명확한 과실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 투자자들에게 보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가 아닌 대체거래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각 사마다 복구 시간에서의 차이가 있었던 것이고, 증권사 자체의 전산 장애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며 "동사의 경우 타사 대비 고객들에게 여러 차례 성실히 중단 관련 공지를 했고, 빠르게 복구하는 것보다 미수금이 발생하면 안되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계좌 데이터 관련 전산을 밤새도록 수차례 테스트하고 완벽하다고 생각했을 때 일괄 적용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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